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7일 삼성이 시즌 30번째 경기를 치르면서 오승환(38)의 징계도 끝났다. D-1. 삼성과 오승환이 기다린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반갑게 그를 맞이할 팬도 있겠으나 불편하기 짝이 없는 팬이 더 많다.
오승환의 복귀에 난리법석이다. 지나치게 떠들썩한 분위기다. 달구벌은 벌써 달궈졌으며, 언론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2일부터 오승환이 삼성 선수단과 동행하자, 기자실이 북적거렸다. 허삼영 감독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승환 관련 질문을 받았다.
3일에는 오승환이 잠실야구장의 3루측 불펜에서 힘껏 공을 던졌다. 오승환이 ‘공개적으로’ 투구하는 건 꽤 ‘신기한’ 일이었다.
↑ 오승환의 72경기 출전정지 징계가 끝났다. 9일 대구 키움-삼성전부터 등판이 가능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지난해 8월 삼성과 계약한 뒤 오승환의 ‘국내’ 투구는 늘 비공개였다. 공을 하나하나 던질 때마다 스포트라이트가 터졌다.
삼성은 오승환을 즉시 활용한다. 9일 대구 키움전은 오승환의 복귀 무대가 될 전망이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오승환이 적응할 수 있도록 우선 ‘편한 상황’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오승환은 슈퍼스타다. KBO리그는 팬을 끌어모을 슈퍼스타에 목말라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 활동한 ‘끝판왕’이 7년 만에 KBO리그 복귀전을 치르니 분명 ‘의미 있는’ 일일 터다. 오승환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첫 경기만큼은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며 벅찬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과열 양상이다. 찬사가 쏟아진다. 그래서 더욱 불편하다. 시간은 사람을 망각하게 만들지만, 오승환이 왜 이제야 경기를 뛸 수 있는지를 잊은 듯하다.
‘전 메이저리거’이기 전에 해외 불법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범죄자’였다. 법원으로부터 벌금형까지 선고받았다. 이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바뀔 수도 없다. 중대한 잘못인 만큼 한국야구위원회(KBO)도 72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야구계는 지금 강정호 때문에 시끄럽다. ‘음주운전 삼진 아웃’을 한 강정호는 야구를 할 마지막 기회를 얻고 싶다며 KBO리그 문을 두들겼다. 5일 귀국한 그는 2주 뒤 사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키움의 입단 논의도 그때부터 시작한다.
강정호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누구도 그를 환영하지 않았다.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서 범죄 행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다. 오승환도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으로 소환된다. 잘못의 경중을 따지면, 누가 더 잘못했다고 논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오승환의 잘못을 희석하면 안 된다.
게다가 삼성과 오승환은 징계 기간에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삼성과 계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팔꿈치 수술을 하고 긴 재활을 했다. 징계가 없더라도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징계 기간을 재활 기간으로 활용했다. 꼼수였다.
또한, 삼성은 ‘개선장군’처럼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마련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자숙과는 거리가 멀었다. 복귀를 앞두고는 일찌감치 선수단과 동행하며 운동했다. 규정상 문제가 없으나 ‘올바른’ 행동인지는 의문이 든다. 엄연히 징계 기간이었다. 계속 제도적 맹점을 악용해왔다.
시간은 흘렀다. ‘유기한’ 징계가 종료됐다. 오승환의 복귀를 막았던 장치도 다
하지만 오승환의 발목에 채워진 ‘보이지 않는’ 족쇄는 영원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가 저지른 범죄를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그는 개선장군이 아니다. rok1954@mea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