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LG트윈스가 연패에 빠졌다. 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다. 역전 끝내기 패배였고, 마무리 보직을 맡은 이상규(24)는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LG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간 5차전에서 4-5로 역전패를 당했다. 4-0의 리드가 4-5로 바뀐 충격적인 결과였다. 견고함을 자랑하던 필승조가 처음 무너진 날이기도 했다.
이 경기 전까지 LG 불펜은 10개 구단 최강이었다. 팀 평균자책점은 4.26인데, 불펜 평균자책점이 3.44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2위인 키움 불펜(4.65)과도 차이가 컸다. 철옹성과 같은 불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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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석의 부상 이탈 후 LG 뒷문지기로 낙점된 이상규가 첫 블론세이브를 경험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 밖에 선발로 시작했다가 불펜으로 돌아온 송은범(36), 여건욱(34)에 좌완릴리프 진해수(34)도 건재했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1)가 기복있는 피칭을 보이고, 선발진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LG는 타선과 불펜의 힘으로 선두권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현충일인 6일 필승조에서 첫 번째 균열이 일어났다. 그것도 필승조의 핵인 셋업맨 정우영과 이상규 모두 생채기가 났다.
타선이 찬스에서 득점하며 4-0 리드를 잡고, 외국인 에이스 타일러 윌슨(31)이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LG였다. 다만 7회도 마운드에 오른 윌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하성에 2루타, 김웅빈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이지영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지만, 김혜성에 안타를 맞고 1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여기서 LG 벤치는 승부수를 띄웠다.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키움도 이날 선발 출전하지 않은 안방마님 박동원을 대타로 내세웠다. 정우영은 박동원을 3루 방면 땅볼로 잘 유도했다. 그런데 타구가 너무 느렸다. 3루수 김민성이 대쉬했지만, 내야안타가 됐고, 윌슨의 첫 실점이 기록됐다. 계속된 만루에서 키움은 역시 선발 출전하지 않은 박병호를 대타로 냈다. 여기서 정우영의 폭투가 나왔다. 4-2에 1사 2, 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결국 박병호는 볼넷, 다행히 후속타자 서건창을 유격수 땅볼로 잘 잡았다. 윌슨의 2실점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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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8회말 1사에서 LG 정우영이 키움 이정후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문제는 9회였다. 당연히 마무리 이상규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상규는 불안했다. 마무리 경험이 적은 탓도 있었지만, 유독 이날 1점 차가 터프하게 다가왔다. 첫 타자 이지영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좋게 시작했지만, 김혜성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 됐가. 결국 후속타자 김규민 타석에서 이상규의 폭투가 나왔고, 1사 2루로 위기가 됐다. 이상규는 김규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끄는가 했지만, 결국 허정협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상규의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이자, LG의 첫 블론세이브기도 했다.
마무리로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이상규는 급격히 흔들렸다. 서건창에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가 됐다. 타석에는 전병우, 다음타자는 8회 홈런을 때린 이정후였다. 이상규는 전병우와 승부를 해야 했다.
결과는 새드엔딩이었다. 전병우가 이상규에게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를 터트렸고, 경기는 끝났다. 이상규의 첫 패배까지 기록됐다.
이날 패배로 LG는 연패에 빠졌다. 키움과의 주말 3연전도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6월 첫째주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3연전 루징 시리즈에 이어 2연속 루징시리즈다. 7일 키움전까지 내주면 스윕에 3연패가 된다. 이날 패배가 더욱 뼈아픈 이유다.
단순히 시즌 첫 번째 블론세이브, 첫 번째 균열이라고 넘어갈 수도 있다. LG 불펜 평균자책점은 6일 경기까지 합산해도 3.64로 튼튼하다.
하지만 붕괴는 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