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드리안 샘슨(29·롯데)의 평균자책점은 9.39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 20명 중 가장 높다. 정상 궤도에 오르기엔 ‘핸디캡’이 있었다. 스스로 2경기만 치르면 충분하다고 했다. 이제 ‘까방권(까임방지권의 줄임말)’은 없다.
샘슨은 3일 열린 KBO리그 광주 KIA전에서 또 조기 강판했다. 4⅓이닝 동안 무려 6실점을 했다. 팀 내 평균자책점이 샘슨보다 높은 투스는 박시영(10.45), 강동호(13.50), 장원삼(15.00), 고효준(18.00) 등 4명뿐이다.
6일 전의 사직 삼성전처럼 투구수를 너무 적게 제한한 건 아니다. 샘슨은 KIA 타자를 상대로 84개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난타를 당했다. 피안타가 9개였다. 제구가 안정된 것도 아니다. 4사구가 5개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2.09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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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드리안 샘슨은 3일 현재 평균자책점 9.39로 외국인 투수 20명 중 최하위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냉정히 말해 운이 좋았다. 샘슨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3회를 제외하고 4사구가 매번 나왔다.
그나마 두 차례 병살타(2회 프레스턴 터커·3회 황윤호)로 대량 실점을 피했으나 내구성이 약했다. 터질 게 끝내 터졌다. 5회 샘슨은 KIA 타선의 융단 폭격에 쓰러졌다. 샘슨이 기를 살려주자, KIA는 5회에만 무려 7점을 뽑았다. 승패는 일찍 갈렸다.
롯데는 11승 14패로 공동 7위까지 추락했다. 9위 SK(8승 17패)와 3경기 차지만 언제 순위가 뒤바뀔지 모른다. 5월 26일까지만 해도 롯데와 SK의 승차는 7경기 차였다. 문제점이 많은데 해결책이 없다. 샘슨이 합류하면 선발진이 안정될 줄 알았건만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만 하는 꼴이다.
단, 샘슨은 100%가 아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친상으로 미국을 다녀온 샘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2주간 격리 생활을 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야 했다.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 일부 단계도 건너뛰었다.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지 않았다. 라이브 피칭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삼성전에서 2실점(3⅓이닝)을 했으나 점검 차원에 가까웠다. 허문회 감독도 “시즌 첫 투구치고 만족한다. (지켜보면서)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첫 번째 경기보다 두 번째 경기가 더 안 좋았다. KIA 타선이 최근 ‘활화산’이긴 하나 너무 무기력했다. 샘슨이 강조한 ‘디테일’도 부족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KBO리그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다. 샘슨은 5월 29일 가진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입국 후 실전) 등판 기회가 없었던 만큼 스스로
초반 2경기는 ‘준비과정’의 일부인 셈이다. 그렇다면 3번째 경기는 입증해야 할 차례다. 위기에 처한 거인을 구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를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