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명예의 전당 투수 로이 할라데이, 그의 무대 뒤 불행한 삶이 공개됐다.
'ESPN'은 28일(한국시간) "로이 할라데이의 부상, 중독과의 싸움 속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할라데이의 삶을 조명했다. 이들은 아내 브랜디 할라데이 여사를 비롯한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그의 삶을 되돌아봤다.
지난 2017년 11월 자신의 비행기를 몰다가 바다에 추락해 목숨을 잃은 할라데이는 검사 결과 진정제의 일종인 졸피뎀과 암페타민, 모핀, 마약의 일종인 하이드로모르폰, 항우울제 플루옥세틴, 근육 이완제의 일종인 바클로펜 등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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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라데이는 현역 시절 부상과 싸워왔고, 말년에는 진통제 중독에 시달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는 하루 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이전부터 사회 불안 장애가 있었던 할라데이는 등판 전날마다 구토를 하고 진정제에 의지해 잠을 청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2009년 12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한 뒤에는 부담감이 더해졌다.
그와중에도 그는 2010년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플로리다 말린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신시내티 레즈와 포스트시즌에서는 노 히터를 달성했다.
ESPN은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소개했다. 그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는 1회 투구 도중 사타구니 근육을 다쳤지만, 이를 참고 6회까지 버텼다.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는 초반 투구 도중 허리를 다쳤지만, 8회까지 126개의 공을 던졌다. 브랜디는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내려오다 떨어진 뒤 10~15분동안 일어서지도 못했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2012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할라데이는 통증을 없애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를 처방받기 시작했다. 진통제에 매달려 투구를 계속해왔던 그는 결국 2013시즌을 앞둔 겨울 아내에게 중독 사실을 알렸다.
이후에도 그는 차에서 내리고 타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몸 상태가 망가져 있었다. 2013년 5월에는 손상된 관절와순과 회전근개를 치료하는 수술을 받았고, 시즌 후반부 복귀해 6경기를 더 던진 뒤 은퇴했다. 13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6.82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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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라데이의 아내 브랜디 할라데이가 지난 2019년 7월 열린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할라데이는 2013년 10월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현역 시절 루틴에 익숙했던 그는 새로운 삶에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였고, 몸무게가 300파운드(약 136킬로그램)까지 늘어났다.
할라데이가 비행기 조종에 빠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아내 브랜디는 그의 약물 중독 문제 때문에 처음에는 말렸지만, 그에게 새로운 흥미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 그의 비행을 허락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끔찍한 선택이 되고 말았다.
할라데이는 중독과 싸웠고, 자신을 괴롭히는 악령과 싸웠다. 사고를 당했던 그 시기에도 매주 치료를 받으러 다니며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 힘썼다. 브랜디는 "그의 목적은 약을 먹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