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복도 없다. 결과론이나 염경엽(52) SK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률이 너무 떨어졌다. 성공 사례가 없지 않으나 실패 사례가 더 많았던 26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SK 4-6 패)이었다.
SK는 이날 경기에서 7명의 선수를 교체로 투입했다. 야수가 5명(남태혁·김성현·김강민·이현석·최항), 투수가 2명(서진용·김정빈)이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카드는 적중했다. 0-1의 5회초 2사 1, 2루에서 대타 남태혁은 크리스 플렉센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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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는 26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서 8회말 5실점을 하며 4-6으로 역전패를 했다. 7회까지 앞선 경기의 승률은 0.500(3승 3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최준우의 희생번트 실패로 무사 1, 2루 기회를 허무하게 날릴 뻔했던 SK는 남태혁의 동점 적시타로 흐름을 가져갔다. 곧이어 노수광의 역전 적시타까지 터졌다.
남태혁은 1루를 밟자마자 대주자 김성현으로 교체됐다. 김성현의 포지션은 유격수. 12일 잠실 LG전에서 포구 실책을 범했던 김성현은 이날 깔끔한 수비를 펼쳤다. 6회말에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멋지게 막아냈다.
8회초까지는 염 감독의 계산대로 흘러갔다. 3번타자로 기용된 최정도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공격을 주도했다. 최정의 멀티히트는 시즌 세 번째이며 타율도 0.153가 됐다. 타율 최하위(60위) 자리도 유강남(0.143·LG)에게 줬다.
SK의 3-1 리드였다. 두 번의 수비 이닝을 1실점 이하로 막으면 시즌 첫 연승이었다. 그러나 비 앞에 ‘염갈량’의 계략은 통하지 않았다.
8회말 빗줄기가 굵어졌다. 그라운드가 흠뻑 젖었다. 경기는 강행됐고, SK는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7회말까지 2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던 박종훈이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89구의 박종훈은 8회말 6개의 공을 더 던졌다. 볼이 4개였다.
SK는 무사 1루에서 두 번째 투수 서진용을 투입했다. 동시에 포수도 이홍구에서 이현석으로 바꿨다. 하지만 ‘자충수’가 됐다.
서진용은 ⅔이닝 1피안타 2볼넷 4실점(비자책)으로 흔들렸다. 무사 1, 2루에서 정수빈의 희생번트를 1루에 악송구한 이현석이 불씨를 키웠으나 서진용도 믿음직한 투구가 아니었다. 26구 중 볼이 15개로 절반이 넘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42.3%에 불과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늦었다. 서진용은 3-3의 2사 1, 3루에서 최주환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은 뒤 강판했다. 김정빈이 부랴부랴 등판했으나 김재환의 한 방(2타점 2루타)에 당했다.
염 감독은 최항 카드를 마지막에 꺼냈으나 최항은 3-6의 9회말 무사 2, 3루에서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물러났다. 비극에 가까워진 순간
결승타를 기록한 최주환은 “(박)종훈이의 공이 워낙 좋아 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비가 내리면서 그라운드가 미끄러워졌다. 우리에게 운이 따랐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