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가 뒷심 부족으로 시즌 첫 연승 기회를 놓쳤다. 어이없는 수비 실책 후 와르르 무너졌다. 월간 최다 패 타이기록의 불명예 가능성은 유효하다.
SK는 26일 열린 KBO리그 잠실 두산베어스전에서 4-6으로 역전패를 했다. 선발투수 박종훈이 7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의 방화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로써 SK는 24일 문학 KIA타이거즈전 승리의 기세를 잇지 못하며 시즌 15패째(3승)를 기록했다. 15패 중 9패가 역전패다. 10개 구단 중 최다 기록이다.
↑ SK 포수 이현석은 26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서 8회말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기록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10연패(7일 문학 한화전~19일 고척 키움전) 늪에 빠지기도 했던 비룡 군단은 5월 남은 5경기마저 다 패할 경우, KBO리그 월간 최다 패 타이기록을 세운다. 역대 KBO리그 월간 최다 패 기록은 OB(1991년), 쌍방울(1992·1999년), kt(2015·2017년)이 작성한 20패다.
SK는 초반 크리스 플렉센 공략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난공불락은 아니었다. 퍼펙트 피칭을 펼치던 플렉센을 흔든 건 3번타자 최정이었다. 4회초 2사 후 안타를 때렸다. 지난 주간 타율 0.050(20타수 1안타)에 그치며 리그 타율 최하위(0.125 62위)까지 추락한 최정이 포문을 열었다.
최정의 안타는 SK의 반격 신호탄이었다. 5회초 정진기의 안타와 정의윤의 볼넷로 무사 1, 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최준우의 희생번트 실패와 이홍구의 헛스윙 삼진으로 밥상을 걷어차는 듯 했다.
SK 벤치가 바쁘게 움직였다. 정현의 타석에 대타 남태혁을 투입했다. 염경엽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남태혁은 1B 2S 카운트에서 플렉센의 슬라이더를 맞혀 좌익수 앞으로 타구를 날렸다. 1-1 동점.
뒤이어 노수광까지 좌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정의윤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행운이 따랐다. 정의윤은 발이 빠르지 않다. 그러나 좌익수 김재환의 미스플레이에 여유 있게 득점했다.
최정은 6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가 플렉센을 상대로 볼 4개를 골랐다. SK는 기세를 몰아 1사 만루에서 최준우의 병살타에도 추가점을 뽑았다. 2루수 오재원이 1루를 밟은 뒤 1루 주자 정의윤을 태그하면서 최정의 득점이 인정됐다.
7회까지는 완벽한 SK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SK는 7회까지 앞선 경기의 승률이 0.600(3승 2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24일 경기에서도 1루수 로맥의 어처구니없는 실책 탓에 다 잡은 승리를 연장까지 끌고 가야 했다.
8회말 빗줄기가 거세졌다. 박종훈이 첫 볼넷을 기록하면서 불안감이 엄습했다. SK는 투수를 교체했으나 서진용은 볼이 더 많았다.
황당한 수비 실책은 또 발목을 잡았다. 무사 1, 2루에서 정수빈의 번트를 포수 이현석이 잡아 1루에 송구했으나 너무 높았다. 서진용과 같이 교체된 이현석은 치명적인 실책을 했다.
염 감독은 서진용을 믿었으나 흔들린 서진용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점 차로 쫓긴 데다 대타 박세혁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였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희생타로 3-3 동점이 됐으며 최주환의 역전 적시타까지 터졌다.
SK는 승부가 뒤집힌 뒤에 서진용을 김정빈으로 바꿨다. 흐름도 완전
비룡 군단은 허탈했다. SK는 9회초 정의윤과 최준우의 연속 안타, 이현승의 폭투로 얻은 마지막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