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대체 누구에게 kt 뒷문을 맡겨야 할까. 뾰족한 답을 찾기 어려워 이강철 감독은 골머리를 앓는다.
kt는 24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7-9로 졌다. 9회초까지 7-4로 리드했으나 9회말 볼넷 2개로 불씨를 키우더니 로베르토 라모스의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에 케이오됐다.
충격적인 패배다. 22일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이대은(1군 엔트리 말소) 김재윤(연투에 따른 휴식)이 등판할 수 없던 상황에서 하준호와 김민수가 버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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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는 24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7-9로 역전패를 했다. 9회말 하준호(오른쪽)의 볼넷 2개는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
행운까지 따르면서 다 잡은 승리였다.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던 경기였다. 삼성과 수원 3연전(3승), 한화와 수원 3연전(2승 1패)에 이어 3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상승세를 탈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kt는 졌다. 너무 황당하게 졌다. 불펜의 방화로 놓친 승리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kt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8점대(8.19)까지 올랐다. 10위 두산(8.69)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주간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11.93이다.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38실점 중 절반을 불펜이 내줬다.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0.53)과도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 감독의 계획대로 ‘성’은 좀처럼 완공되지 않고 있다. 19일 이대은의 시즌 첫 세이브에 21일 김민수 김재윤이 가세하면서 안정감을 갖추는가 싶었으나 집단 난조다.
이대은은 22일 잠실 LG전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패배의 원흉이 됐다. 벌써 3패째. 밴 라이블리(삼성), 김주온(SK), 김범수(한화)와 더불어 리그에서 패전이 가장 많다.
24일 kt 불펜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았다. 주권(22일 25구·23일 15구)과 김재윤(22일 10구·23일 27구)의 3경기 연속 투구는 계획에 없었다. 휴식이었다.
최소 4명의 필승조 자원이 필요하다던 이 감독이었다. 주권 김재윤 외에 다른 2명은 하준호와 김민수였다. 둘 다 23일 경기(하준호 12구·김민수 19구)에 구원 등판했다.
105개의 공을 던진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7이닝을 책임지며 불펜 부하를 덜어줬다. 3점 차 리드를 2이닝 동안 막으면 됐다. 그러나 하준호와 김민수는 차례로 무너졌다. 이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김민수는 1군 복귀 날이었던 21일 수원 한화전에서 1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23일과 24일 잠실 LG전에서 ⅓이닝 동안 3안타씩을 얻어맞았다.
1승을 챙겼으나 악몽과도 같았던 LG와 잠실 3연전이었다. ‘급조한’ 뒷문 보수공사는 내구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kt의 불안 요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믿을 만한 카드가 없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도 않는다. kt는 10패(7승)를 했다. 선발투수의 패전 두 번(6일 수원 롯데전 쿠에바스·21일 수원 한화전 소형준)뿐이다.
몇 점을 앞서더라도 불안하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가
kt의 7회까지 리드한 경기 승률은 0.700(7승 3패)이다. 고작 3승밖에 못한 최하위 SK(0.600)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패배는 총 3번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rok1954@mea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