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어, 어, 하다가 연승을 달리고 있다. 즐기면서 하는 분위기가 점차 퍼지면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KIA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인천에 나타난 나주환(36)이 매서운 스윙을 선보였다.
나주환은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이번스전에 8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친정 상대 출전이었다.
↑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4회초 2사 3루에서 KIA 나주환이 SK 선발 김태훈을 상대로 홈런을 때렸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그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무상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팀을 옮겼다. SK의 대승적인 결단. 전날(22일) 두 팀의 첫 맞대결에서는 벤치에 있었던 나주환은 친정 상대 첫 대결이었다. 그리고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3루타만 추가했으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을 수도 있다. KIA가 8-3으로 승리, 5연승을 달렸다. SK는 3연패에 빠졌다.
경기 후 나주환은 “3루타를 노리긴 했지만, 나중에 너무 힘들었다. 잘 쳤어도 2루에서 슬라이딩을 할 뻔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뛴 행복드림구장에라 익숙했던 점이 통했다. 그는 “오래 뛴 야구장이어서인지 편하게 경기를 치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팀의 연승에 대해 나주환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야구를 즐기던 선수들이 1∼2명에서 3∼4명으로 늘고, ‘어~어’하다 보니 이기고 있다. 우리 팀 분위기도 점점 좋아져 연승이 이어질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다만 친정 SK의 연패를 보는 심정은 복잡하다. 앞선 10연패에, 이날 패배로 3연패까지 2승 14패,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나주환은 “경기 전에 (김)태훈이 등등 몇몇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면서도 “나도 급하긴 했다. 편안하게 한 게 좋은
이날 경기 전 맷 윌리엄스 감독과의 약속도 전했다. 나주환은 “오늘 안타를 치지 못하면 다음에 경기에 나갈 때는 타석에서 치는 척만 하고 가만히 서 있겠다고 했다”며 “볼넷 하나도 고르지 못해서 감독님이 출루를 원하셨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