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지난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도 NC전이었는데, 끝내기 쳤잖아요. 올 시즌 첫 끝내기도 NC전이네요.”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박세혁(30)의 얘기를 들어보니 정말 그랬다. 그리고 박세혁의 끝내기는 노림수가 통한 결과였다.
두산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팀간 2차전에서 11회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를 거뒀다. 승리를 결정짓는 끝내기 안타를 때린 이가 바로 박세혁이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발투수들의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과 NC선발 구창모는 나란히 8이닝 1실점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플렉센이 삼진 10개, 구창모가 7개를 잡았다. 투수전의 특성상 경기는 빠르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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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연장 11회말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했다. 11회말 1사 1 2루에서 두산 박세혁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호세 페르난데스를 대신해 2번 타순에 들어간 이유찬과의 승부를 위해 NC벤치가 택한 자동고의볼넷이었다. 그러자 이날 벤치에서 쉬고 있던 박세혁이 대타로 들어섰고, NC의 바뀐 투수 좌완 강윤구의 초구를 때려 깨끗한 우전안타를 터뜨려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만난 박세혁은 좌타자인 자신을 상대로 강윤구의 등판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어제 강윤구의 슬라이더로 안타를 쳐서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섰다”며 “1사 1,2루라 병살을 노릴 것이라 생각했고, 변화구를 던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변화구를 노리고 초구부터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최종전의 추억을 꺼냈다. 두산은 정규시즌 최종전 NC와의 홈경기에서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는데, 당시 끝내기 안타를 때린 이가 박세혁이다. 그때 승리로 SK와이번스와 시즌 전적을 동률로 만들고, 상대 전적에서 앞서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박세혁은 “둘다 NC전이었다”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지난 시즌 감격을 염두에 두진 않았다. 그는 “그냥 NC의 연승 행진을 내 손으로 끊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관중 경기라 끝내기 안타의
어쨌든 박세혁의 바람대로 두산은 NC의 연승을 저지했다. 끝내기 승리의 짜릿함도 덤으로 얻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