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중계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 특유의 '방망이 던지기'가 화제가 된 데 이어 타자를 맞힌 투수들의 정중한 사과 모습도 보수적인 미국 야구 문화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NC 투수 라이트가 던진 공이 두산 박세혁의 무릎을 때립니다.
모자를 벗고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라이트는 박세혁이 털고 일어나자 고개 숙여 사과합니다.
KBO리그에선 흔한 장면이지만 미국에 생중계하던 해설자는 흥미롭다는 반응입니다.
"이거 멋진데요. 보기 좋습니다. 고의가 아니었다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거죠."
상대에게 굳이 굽힐 필요가 없다는 메이저리그 문화에선 거의 볼 수 없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대개는 모른 척하고, 심지어 위험한 부위를 맞히고도 사과하지 않는 게 그들의 고집입니다.
하지만, 예의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선 상대를 맞히면 사과는 기본이고, 허리를 90도 굽히는 '폴더인사'도 마다치 않습니다.
그러면 맞은 타자도 괜찮다고 화답하며 훌훌 터는 게 인지상정.
훈훈한 모습에 동화된 일부 외국인 선수들도 요즘엔 기꺼이 고개를 숙입니다.
미국에서 금기시하는 타자들의 방망이 던지기가 한국에선 좋은 팬서비스라는 걸 인정하게 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최근 KBO리그가 미국에 생중계되면서 이런 인식의 전환이 확산한 데 이어 투수의 쿨한 사과 장면으로 또 한 번 고착된 미국 야구 문화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