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그래도 희망과 소득이 있던 ‘귀중한 패배’였다.
한화가 19일 KBO리그 수원 kt전에서 11-13으로 졌다.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또한, 시즌 첫 연승 기회를 또 놓쳤다.
믿었던 선발 야구도 안 됐다. 장시환은 3이닝 8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2.23에서 2.97로 치솟으며 1위 자리도 NC(2.45)에 뺏겼다. 한화가 이전 12경기에서 내준 점수는 총 42점(경기당 평균 3.5실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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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는 19일 KBO리그 수원 kt전에서 7회초에 9득점을 했다. 11-13으로 졌으나 부족했던 화력이 강해졌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그렇지만 참패가 아니라 ‘분패’다. 더블헤더를 보듯 ‘6회까지’와 ‘7회부터’의 경기 흐름은 전혀 달랐다.
한화는 7회초 타자일순하며 대거 9점을 뽑았다. 1, 2점만 만회하다가 힘없이 쓰러지는 게 아니었다. kt의 턱밑까지 추격해 ‘사라졌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마지막까지 kt가 식은땀을 흘리도록 했다. 한 끗 차이였다.
부상 도미노로 표정이 어두워진 한용덕 감독이었다. 라인업을 구성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투수와 다르게 타자가 부진해 답답함도 컸다. 특히 장타가 부족해 득점이 저조했다. 나중에 폭발하려고 지금은 안 터지는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였다.
엄청난 폭발력이었다. 상대적으로 약한 kt 불펜이었다고 해도 마침내 봇물이 터진 모양새다. 7회초에만 홈런 포함 안타 7개, 4구 1개, 사구 2개를 묶어 9점을 뽑았다. 지난주까지 kt의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이 8점(7일 문학 SK전)이었다.
가뭄에 시달리던 홈런도 9일 만에 터졌다. 한 방도 아니고 두 방이다. 한 경기 2홈런도 시즌 처음이다. 비록 졌지만 영양가는 높았다. kt를 옥죄였던 결정적인 순간에 잇달아 터졌다.
한화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2019년 9월 16일 대구 삼성전(11-1 승) 이후 246일 만이었다. 야수의 빠른 교체도 긍정적이었다. 김현민 최승준 박한결 등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들은 첫날부터 교체로 나가 ‘도화선’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 경기만
기분 좋은 패배는 없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을 기약할 ‘밑바탕’이 될 수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