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한 팀의 감독과 투수코치로서 힘을 모았던 두 지도자가 이제 ‘적장’으로 만났다. 염경엽(52) SK 감독과 손혁(47) 키움 감독이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지략 대결을 펼친다.
키움과 SK는 19일부터 21일까지 고척 3연전을 치른다. 감독 염경엽과 감독 손혁이 ‘동등한 위치’에서 처음으로 맞붙는다. ‘옛정’은 잊었다. 서로 1승이 다급한 처지다. 인정사정 볼 것 없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염 감독과 손 감독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다. 손 감독에게 지도자의 길을 열어준 이도 염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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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경엽 SK와이번스 감독(왼쪽)과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오른쪽)이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첫 지략 대결을 펼친다. 사진=MK스포츠 DB |
염 감독이 2019년 현장에 복귀하면서 다시 감독과 투수코치로 함께 같은 벤치에 있었으나 1년 뒤에 반대편에 서서 마주 보는 위치가 됐다.
손 감독의 키움행을 누구보다 축하해줬던 염 감독이다. 그렇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재회할 수 없게 됐다. 두 팀의 사정이 썩 긍정적이지 않다.
염 감독은 사면초가다. SK는 올해 시즌 초반부터 심각하게 삐거덕거리고 있다. 18일 현재 1승 10패로 최하위다. 17일 문학 NC전 5-11 패배로 9연패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 주간 6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6.02), 실점(45), 볼넷(29), 타율(0.216), OPS(0.605)가 맨 밑바닥이었다.
비상구가 안 보이는 연패 터널이다. 선두 NC(10승 1패)와 승차는 무려 9경기다. 반전의 1승이 절실하다.
그렇지만 키움도 상황이 좋지 않다. 17일 잠실 LG전에서 17안타를 몰아치며 9-4로 이겨 힘겹게 4연패를 탈출했다.
단독 선두까지 올랐던 키움은 7승 5패로 5위에 머물러 있다. KIA, 한화(이상 5승 7패), kt(4승 7패)와 각각 2경기, 2.5경기 차다. SK와 고척 3연전 결과에 따라 상위권으로 도약하거나 중하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
염 감독과 손 감독은 개막 전 교류전을 통해 세 차례 지략 대결을 펼쳤다. SK가 첫째 판을 이겼으나 둘째 판과 셋째 판에선 키움이 웃었다.
키움은 최원태(23)를 19일 경기에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시즌 성적은 2경기 12⅓이닝 평균자책점 2.92로 첫 승이 없다. 13일 고척 삼성전에선 7⅓이닝 4실점(2자책)으로 호투를 펼쳤으나 타선이 무득점에 그친 데다 테일러 모터(31)의 실책 2개 때문에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그러나 최원태는 비룡 군단에 강했다. 통산 SK 전적이 5승 2패 평균자책점 3.48를 기록했다. 특히 SK와 교류전에 두 차례 나가 9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SK는 ‘유일한 승리투수’ 리카르도 핀토(26)에게 기대를 건다. 핀토는 6일 문학 한화전에서 6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12일 잠실 LG전에서 4⅔이닝 10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멘탈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핀토는 4회 김창평(20)의 실책에 무너졌다.
고척돔이 낯설지는 않다. 다만 즐거운 기억은 아니다. 핀토는 4월 25일 키움과 교류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2피안타 5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4회 이후 제구 난조를 보이며 급격히 흔들렸다. dan0925@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