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나란히 3982일 만에 더블헤더를 치르는 LG와 키움이었다. ‘두 번째’ 경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 번째’ 경기에서 최대한 힘을 아껴야 했던 만큼 케이시 켈리(LG)와 제이크 브리검(키움)의 완급 조절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6회 두 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15일 잠실 경기가 우천 취소하면서 LG와 키움은 16일 더블헤더를 치르게 됐다. 두 팀 다 2009년 6월 21일 이후 3982일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늦춰진 데다 경기 수를 축소하지 않아 ‘강행군’이 불가피한 시즌이다. 이번 주부터 우천 취소 시 더블헤더 및 월요일 경기를 진행한다.
부담이 컸다. 17일에는 오후 2시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약 28시간 동안 3경기를 치러야 했다. 특별 엔트리(1명 추가 등록) 제도가 있으나 체력 관리는 필수였다. 특히 마운드에 부하가 걸리면 3연전 운용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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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6회말 정주현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
때문에 더블헤더 1차전 선발투수 켈리와 브리검의 임무가 막중했다.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조기 강판은 없었다. 초반부터 치열한 투수전이었다. 공격 및 수비 이닝 시간이 매우 짧았다. 이닝당 투구수가 둘 다 매우 적었다. 5회까지 켈리는 59개, 브리검은 50개의 공만 던졌다.
하지만 류중일 LG 감독과 손혁 키움 감독은 ‘너무 긴 이닝’을 맡기지 않았다. ‘이상 신호’가 있다면 즉각 교체였다.
둘 다 6회가 고비였다. 켈리는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더니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흔들리던 켈리를 구한 건 정주현이었다.
6회초 1사 2루에서 이정후의 날카로운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1루에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박병호의 볼넷으로 몰린 2사 1, 3루에선 이지영의 빠른 타구를 높이 뛰어올라 캐치했다. LG 벤치와 응원단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반면, 키움은 흔들리는 브리검을 돕지 못했다. 5회말 1사 2루에서 박용택의 안타 뒤 1루수 박병호의 실책이 겹치며 0의 균형이 깨졌다.
그리고 브리검은 6회말 선두타자 정주현에게 홈런을 얻어맞았다. 135km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향했다. 완벽한 실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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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
문제는 그 이후였다. 브리검은 김현수의 2루타와 로베르토 라모스의 자동 고의4구 뒤 ‘특별 엔트리’로 등록된 백승현에게 ‘어퍼컷’을
투구수 81개의 켈리는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브리검은 5⅔이닝 4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브리검의 투구수는 74개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