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에이스의 향기가 풍긴다. 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1)이 팀을 연패에서 탈출시키는 빛나는 피칭을 펼쳤다.
뷰캐넌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간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 수 101개 2피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앞서 지난 7일 대구 NC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5실점 패전투수가 되며 구긴 자존심을 회복했다. 이날 삼성이 5-0으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고, 뷰캐넌도 KBO리그 첫 승을 거뒀다.
이날 뷰캐넌의 피칭은 완벽에 가까웠다. 총 101구 중 스트라이크가 62개였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고, 투심 패스트볼은 150km까지 찍었다. 포심(33개)를 중심으로 커브(20개)와 체인지업(20개), 그리고 커터(17개)와 투심 패스트볼(11개)을 다양하게 섞어 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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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삼성 선발 뷰캐넌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뷰캐넌도 밝은 표정이었다. 이날 호투의 비결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뷰캐넌은 포수 강민호의 리드 덕분이라고 자신의 승리를 동료에게 돌렸다. 뷰캐넌은 “우선 모든 투구를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던지려고 노력했다. 변화구도 잘 들어갔고, 포수 강민호의 좋은 리드 덕분에 사인도 한두 번 정도만 바꿨다”며 “오늘 투구 내용이 좋았는데 첫 승까지 거둬 만족스럽다. 2회 선제 득점으로 편안하게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아내와 아들이 한국에서 내 승리를 TV 중계로 봤기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게 만족스러운 피칭이었다. 패하긴 했지만 지난 등판도 만족했던 뷰캐넌이다, 그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첫 경기도 오늘도 만족스럽다.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갔다. 첫 경기도 졌다고 해서 기분 나쁘지 않았다”며 “차이가 있다면 오늘 내 장기 변화구를 잘 섞어 타자를 힘들게 하는 강민호 리드가 있었다. 결과만 달랐지 두 등판 다 만족스럽다”며 또 다시 강민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6회말 2사 1, 3루가 이날 최대 위기였다. 그러나 상대 4번타자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실점은 없었다. 뷰캐넌은 “큰 위기에서 탈출했지만, 마운드 위에서 최대한 침착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행동과 표정 관리에서 얌전히 있으려고 했는데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들의 환호 소리와 응원에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1점 차 상황이었지만, 허삼영 감독의 한 마디도 큰 힘을 줬다. 뷰캐넌은 “6회를 마치고 감독님이 ‘이 경기는 네 것이다. 네가 확실히 장악했다. 하고 싶은 대로 계속 던져라’라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이 믿어주신 덕분에 7회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우리 불펜 투수들이 훌륭하니까 실망하지 않고 안심하고 내려갔다”라
키움 선발 최원태도 7회까지 호투를 펼쳤다. 뷰캐넌도 최원태의 피칭에 인상을 받았다. 뷰캐넌은 “라이블리에게 얘기했다. 비록 상대 팀이기는 해도 상대 투수가 잘 던졌는데 상황상 교체되는 것이 같은 선수로서 마음 아프기도 했다”며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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