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13일 KBO리그 잠실 SK-LG전의 2회말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30분이 넘도록 LG의 공격이 계속됐다. LG가 타자일순하고도 공수는 바뀌지 않았다.
SK는 2회말에만 무려 8실점을 했다. 마운드에 위태롭게 서 있던 리카르도 핀토(SK)는 무려 49개의 공을 던졌다. 핀토가 이렇게 많은 공을 던지면 안 될 상황이었다. 실책 하나가 일으킨 ‘나비효과’였다.
핀토는 팀 내 유일한 승리투수다. 6일 문학 한화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180도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게 있었다. 야수의 수비 지원과 핀토의 멘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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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투수 리카르도 핀토가 13일 KBO리그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주자가 있을 때마다 흔들렸던 핀토였다. 그리고 핀토를 돕지 못했던 동료들이다. 핀토의 KBO리그 두 번째 등판도 악순환이 반복됐다.
핀토는 1회말부터 실점했다. 선두타자 이천웅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김현수의 좌익수 뜬공과 채은성의 유격수 땅볼에 한 베이스씩을 진루해 홈을 밟았다.
찝찝한 실점이었다. SK에 불운이 따랐다. 고종욱은 김현수의 타구를 처리하다가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그러나 1회말 실점은 2회말 실점의 예고편이었다. 핀토는 김민성의 2루타, 정근우의 안타, 유강남의 사구로 1사 만루에 몰렸다. 오지환의 희생타로 1점을 내줬지만, 대량 실점을 피할 수 있었다.
이천웅의 볼넷으로 맞이한 2사 만루에서 김현수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그렇지만 2루수 김창평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서둘러 2루에 송구했으나 판정은 세이프였다.
이에 핀토가 급격히 흔들렸다. 제구가 안 됐다. 볼이 너무 많았다. 경험이 부족한 포수 이현석은 핀토를 제대로 리드하지 못했다. 채은성의 안타(2타점), 로베르토 라모스의 볼넷, 김민성의 볼넷(1타점), 박용택의 2루타(3타점)로 LG는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정근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에야 핀토의 2회말 투구가 끝났다. 핀토의 2회 7실점 중 자책점은 단 1점이었다.
멘탈이 흔들린 건 핀토만이 아니었다. 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