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대단한 거인이다. 2020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kt의 뒷문을 부쉈던 롯데가 하루 뒤엔 앞문을 허물었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앞세운 kt를 연파하며 개막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예약했다.
롯데는 6일 KBO리그 수원 kt전에서 정훈의 3점 홈런에 힘입어 9-4로 이겼다. 5일 개막전에서 7-2 역전승을 거뒀던 거인 군단은 2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개막 후 2연승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공교롭게 당시 상대도 kt였다. 롯데는 부푼 꿈을 안고 KBO리그에 참여한 신생팀에 ‘매운맛’을 먹였다.
↑ 롯데의 홈런은 또 터졌다. 5일에 이어 6일 수원 경기에서도 타선이 폭발하며 kt를 제압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5일 경기에서 데스파이네(6이닝 8탈삼진 1실점)가 강판한 뒤 7회 마차도의 3점 홈런과 8회 전준우의 2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던 롯데다. 하루가 지나도 롯데의 불방망이가 식지 않았다.
이번엔 지난해 13승을 올린 쿠에바스를 무너뜨렸다. 손쉽게 선취점을 뽑았다. 리드오프 민병헌이 1회초 2루타를 치더니 전준우와 손아섭의 연속 외야 뜬공에 한 베이스씩을 달리며 홈을 밟았다. 쿠에바스가 딱 5개의 공을 던졌을 때였다. 그리고 손아섭의 희생타는 롯데의 결승타였다.
롯데 타선이 폭발한 건 3회초였다.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쿠에바스의 ‘몰리는 공’을 어렵지 않게 쳤다.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의 3타자 연속 안타가 터지며 2-0으로 달아났으며 4번 이대호의 희생타로 1점을 추가했다. 이대호의 시즌 첫 타점.
소나기 펀치를 맞은 쿠에바스는 코너에 몰렸다. 안치홍까지 롯데 이적 후 첫 안타를 치자, 박승민 투수코치가 부랴부랴 마운드를 방문했다. 쿠에바스를 진정시키고자 했으나 효과는 없었다.
쿠에바스의 밋밋한 128km 체인지업은 정훈의 배트에 닿더니 좌측 외야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스코어는 6-0까지 벌어졌다.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롯데로 넘어갔다.
하위 타선까지 분발했다. kt가 6회말 1점, 7회말 2점을 따며 추격하자 롯데는 곧바로 달아났다. 7번 마차도의 볼넷과 8번 한동희의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9번 정보근이 외야 깊숙이 타구(우익수 뜬공)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시즌 개막 후 6번째 타석까지 침묵하던 한동희는 멀티히트(6·8회초)로 깨어났다.
kt 뒷문지기 이대은마저 무너뜨렸다. 9회초 민병헌
6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서준원은 시즌 첫 승이자 kt전 통산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kt전 성적표는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3.86이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