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핫플(핫플레이스)들이 '랜선(온라인) 여행'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가장 핫한 SNS 랜선 여행 포인트는 놀랍게도 마스크 섬. 그 귀하다는 마스크가 만든 섬인 셈이다.
마스크 섬으로 회자되는 곳은 홍콩 소코섬. 실제로 해변에 수많은 마스크가 널려 있다. 소코섬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다. 갑작스럽게 소코섬이 '마스크섬'이 된 까닭은 이렇다. 이 마스크의 정체는 쓰다버린 폐기물 마스크다. 인근 중국 홍콩 등지의 의료 현장에서 쓰고 남은 마스크들이 무단으로 버려진 채 떠내려왔는데 공교롭게도 이 섬에 쌓인 것이다.
이 마스크 섬의 정체를 밝혀낸 곳도 오션스아시아라는 환경 단체다.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는 환경단체 오션스아시아가 최근 이 섬을 세 차례 방문했을 당시 해변에서 마스크 폐기물 100여 개를 발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단체는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사태 이후 마스크 등 방역 관련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 섬에 쌓이기 까지 6~8주밖에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의 무단 투기가 만든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미국·영국 등 세계 곳곳의 거리는 이미 코로나 폐기물로 채워지고 있다. 버려진 마스크, 라텍스 장갑 등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미국 CNN가 공개한 마크 벤필드 루이지애나 주립대 교수의 시카고의 거리 코로나 폐기물 조사는 충격적이다. 대여섯 발자국 마다 마스크·장갑·물티슈 등 폐기물이 곳곳에서 발견된 것이다.
벤필드 교수는 "미국 내에서 가장 구하기 힘들다는 마스크 폐기물은 역시나 귀하다. 미국 거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폐기물은 장갑이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코로나 폐기물은 바다에 버려질 경우 심각한 오염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스크의 주된 재료는 폴리프로필렌과 같은 플라스틱 성분의 부직포다. 분해하면서 유해한 화학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 화학물질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흉기로 돌변한다. 해양 생물은 폐기물을 먹이로 착각하고 섭취한다. 결국 사람들이 함부로 버리는 마스크와 장갑이 해양 생물의 뱃 속에서 발견될 수 있다.
가장 많이 발견되는 장갑도 위협 요인이다. 벤필드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장갑의 묘양은 시력이 약한 해양 생물들에겐 먹잇감인 해파리 처럼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이다"고 강조한다.
SNS에는 마스크 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쓰레기 섬이 등장한다.
한때 호주에는 '버려진 신발섬'이 등장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인도양에 있는 외딴 섬인 호주령 코코스 제도 해변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민이 500명 정도에 불과한 코코스 제도 곳곳에 흩어져있는 플라스틱은 4억1400만개, 238t에 이른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의 상당수는 병뚜껑, 빨대, 신발, 샌들 등 일회용품이다. 가장 많은 건 신발. 무려 100만개의 버려진 신발이 나왔고, 칫솔은 37만개에 달했다고 한다.
대부분 무인도인 27개의 섬으로 이뤄진 코코스 제도는 호주의 도시 퍼스에서 2750km 떨어진 곳이다. 관광객들에게는 인간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닌 호주의 마지막 남은 낙원으로 소개되는 최고의 랜선 여행지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꽃밭같은 '자전거 무덤'이 한동안 SNS에 랜선여행포인트로 뜨기도 했다. 꽃밭 무덤의 정체가 놀랍게도 공용 자전거. 중국에서 공유 자전거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뒤 갑작스럽게 붐이 식으면서 버려지거나 방치된 자전거를 모아놓은 '폐자전거 무덤'이다.
중국 15개 도시에서 드론을 통해 찍은 이 무덤 사진을 SNS에 올린 이도 일반인이 아니다. 중국의 유명 사진작가 우궈용씨다.
공유 자전거는 업체마다 현마다, 색깔이 달라 언뜻 보면 무더기로 쌓인 형형색색의 자전거들이 꽃밭 같은 느낌을 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시 우궈용의 사진을 소개하며 "중국의 자전거
우궈용은 선전에 본사를 둔 드론 회사 DJI의 드론을 구입한 뒤 베이징, 상하이, 허페이 등 15개 도시를 돌며 드론을 띄워 공유 자전거가 버려진 채 쌓여 있는 자전거 무덤을 촬영했다고 한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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