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양현종(KIA)은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2019년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토종 투수가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건 2015년 이후 4년 만이었다. 하지만 탈삼진 1위는 또 외국인 투수(조쉬 린드블럼)였다.
평균자책점은 외국인 투수의 ‘전유물’이었다. 2012년 이후 양현종(2015·2019년) 외에는 모두 외국인 투수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수는 2013년부터 다승왕 타이틀도 놓치지 않았다. 단, 2013년 배영수와 2017년 양현종이 ‘공동 1위’였다.
흥미로운 건 평균자책점과 승리는 적어도 4년 연속 외국인 투수의 ‘독주’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탈삼진은 다르다. 2016년부터 4년 연속 외국인 투수가 탈삼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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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찬은 2015년 탈삼진 부문 1위에 올랐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후 탈삼진 1위를 차지한 국내 투수는 차우찬이 유일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탈삼진 1위를 다섯 차례나 수상한 류현진(토론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KBO리그를 대표한 ‘닥터K’는 이방인이었다. 2015년 차우찬(LG)이 앤디 밴 헤켄을 1개 차로 따돌리며 탈삼진 1위에 오른 게 유일한 토종 수상이었다.
올해도 탈삼진 부문은 외국인 투수가 강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난해 린드블럼을 견제했던 통산 1456탈삼진의 김광현은 SK가 아닌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린드블럼도 KBO리그를 떠났으나 실력이 뛰어난 새 얼굴도 많아졌다. 탈삼진 1위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는 이는 크리스 플렉센(두산)이다.
150km대 속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자체 청백전부터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더니 4월 27일 SK와 연습경기에서 5이닝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 외 KBO리그 타자를 상대한 첫 경기였다.
드류 가뇽(KIA), 닉 킹엄, 라카르도 핀토(이상 SK), 데이비드 뷰캐넌(삼성)도 연습경기에서 많은 탈삼진을 잡으며 타자들을 헛걸음으로 돌려세웠다.
드류 루친스키는 흔들린 NC 마운드의 기둥이었다. 연습경기에서 7이닝 9탈삼진으로 역투를 펼쳤다. 이닝당 탈삼진은 1.29개로 지난해 정규시즌(0.67개)보다 많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투수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현역 최다 탈삼진(1524개) 기록을 보유한 양현종은 지난해 탈삼진 부문 3위(163개)였다. 데뷔 이래 두 번째로 많은 탈삼진. 연습경기에서도 6이닝 6탈삼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업그레이드된 ‘안경 에이스’ 박세웅(롯데)도 주목해야 한다. 올해 실전마다 탈삼진 쇼를 펼쳤다. 연습경기 기록은 5이닝 6탈삼진이었다. 1996년
LG 이적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차우찬도 5년 만에 탈삼진 1위를 노린다.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호투를 거듭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연습경기 기록은 7⅓이닝 8탈삼진이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