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1일 두산과 교류전을 끝으로 사실상 박용택(41·LG)의 현역 마지막 시즌 준비는 다 끝났다. 정규시즌이 개막할 때마다 설렘이 컸지만, 올해는 더욱 각별하다. 정상에 꽂힌 깃발을 뽑기 위해 힘차게 달리고자 한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용택은 “시즌 개막을 정말 오래 기다렸다. 설렘이 크다. 어제 경기(6회 대타 출전)를 뛰는데 ‘마지막 비공식 경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 없이 타석에 서는 건 어제가 마지막일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38일이나 늦어졌지만, 준비 과정은 완벽에 가깝다. 여유 있고 안정적으로 준비했다는 박용택은 교류전에서 타율 0.427 7타수 3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타격감이 좋다’는 말에 그는 “숫자(기록)로 좋거나 나쁘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이때는 준비한 게 실전에서 잘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다. 지금까진 건강하게 잘 준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 |
↑ 박용택은 2020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한다. 번복은 없다. 그리고 꿈도 변함없다.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이 목표다. 사진=천정환 기자 |
FA 2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박용택은 올해 시즌 종료 후 은퇴한다. 번복은 없다. 그는 “어떻게 되더라도 내 야구 시계는 올해까지다. 그래도 늦게 시작하더라도 경기 수 단축 없이 진행하게 돼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박용택은 KBO리그 통산 2139경기 타율 0.308 2439안타 211홈런 1157타점 1237득점 311도루를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그를 ‘기록의 사나이’로 부른다.
올해도 통산 최다 경기, 득점, 2루타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기록은 ‘첫 우승’이다. 2002년 프로에 입문한 후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도 신인이던 2002년이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었다.
박용택은 지난 1월 가진 인터뷰에서 입단 이래 우승 확률이 가장 높다고 했다. 그 예상은 지금도 변함없다. 이젠 확신이 선다.
쌍둥이 군단의 맏형은 “내가 LG 유니폼을 입은 후 이렇게 ‘전력이 좋다’고 평가받은 적이 없다. 크게 약점이라고 생각할 부분이 없다. 주축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투수 파트에선 (재능 있는) 새 얼굴이 대거 등장했다”라고 말했다.
힘을 합칠 새 동료를 보면 흐뭇하다. 박용택은 “정근우는 10년 넘게 국가대표 2루수로 뛰었다. 충분히 잘할 거다. 워낙 밝은 친구여서 경기 외적으로도 플러스 요소가 많다. 로베르토 라모스도 당연히 잘해야 한다. 외부에서 우려하던데 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필승조가 교류전에서 안 좋았으나 흔들려 ‘보인 것’뿐이다. 청백전 때 보면 불안할 정도는 아니다. 작년보다 더 잘할 거다”며 “이젠 나뿐 아니라 다들 ‘우승’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우승하고 싶다’가 아니라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라고 덧붙였다.
개막을 늦게 한 만큼 늦게까지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던 박용택은 11월 말까지 필드에서 뛰는 걸 상상한다.
기왕이면 잠실구장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며 우승 축포를 터뜨리는 걸 꿈꿨다. 2019년의 배영수(두산)처럼. 다만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는 ‘고척돔’에서만 가능하다. 18년 전처럼 눈을 맞으며 한국시리즈를 뛰지도 않는다.
박용택은 “장소가 잠실구장이 아니어도 괜찮다. 오히려 내 잠실 마지막 경기가 언제인지 알 수 있지 않는가”라며 “안타를 1개 더 치든 덜 치든 그것도 중요하지 않다. 야구선수 박용택 이력에 바뀌는 건 없다. 하지만 우승은 다르다. 마지막 시즌에 원하는 건 우승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박용택의 표정은 밝았다. 그의 말대로 그는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