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메이저리그 복귀가 불투명한 ‘문제아’ 강정호(33)가 KBO리그 유턴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뻔뻔한 행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지난 29일 “강정호가 지난주 법률대리인을 통해 문서로 복귀에 대해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소속팀이 없는 무적(無籍) 상태인 강정호는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 차려진 kt위즈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자 국내 복귀로 방향을 바꾼 모양새다.
그러나 강정호의 국내 복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바로 그의 ‘음주운전’ 이력 때문이다. KBO리그에 복귀하려면 그라운드가 아닌 상벌위원회부터 출석해야 한다. 더구나 3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가 유력한 사안이다. 201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진출했던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절인 2016년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서 음주운전 사고 및 도주를 했다.
↑ 강정호가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쉽지 얺은 시나리오다. 사진=MK스포츠 DB |
결국 법원은 ‘음주운전 삼진아웃’이 적용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미국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한 강정호는 2017시즌은 통째로 날리고, 2018시즌도 거의 뛰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 아시아 출신 내야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던 강정호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중징계는 야구규약 상에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야구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질렀을 때 최소 3년의 실격처분이 내려진다. KBO는 강정호는 사고가 일어날 때, 강정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소속이었기 때문에 상벌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KBO리그로 복귀하면 최소 3년 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다. 3년이 지나면 강정호도 36세다. 한국식 나이 계산법으로는 37세, 노장 축에 들어간다. 강정호가 상위클래스라고 하더라도 최근 몇 년간 제대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며 나이만 먹은 선수의 실력에는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복귀를 하더라도 친정팀인 키움 히어로즈가 강정호를 받아줄지도 확실치 않다.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로 간 강정호는 국내 복귀시 친정팀인 키움이 보류권을 가지고 있다. 키움은 조심스럽다. 김치현 단장은 “상벌위를 우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키움 내부적으로도 결정된 건 없다. 구단 내부에서는 강정호를 부담스럽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문제가 많은 키움이었기에, 강정호까지 받아들이면 ‘문제구단’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다.
다만 키움에서 방출을 통해 ‘자유의 몸’이 되면,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수는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징계 수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야구로 속죄하고 싶은 강정호의 국내 복귀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강정호의 복귀 타진 소식에 야구팬들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시선이 더욱 엄격해졌다. 최근 음주운전을 일으킨 선수들의 징계나 사후 상황만 봐도 그렇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박한이(41)는 지난해 숙취 운전을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마치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여러 측면에서 냉정하게 봤을 때 KBO리그에서는 강정호를 위한 무대가 마련되기 힘들어 보인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