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차라리 잘 됐다.” 두산 베어스의 마지막 청백전에서 4사구 5개를 기록한 크리스 플렉센(26)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박세혁(30)은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플렉센은 19일 청백전에서 백팀 선발투수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3볼넷 2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회에만 34개의 공을 던졌던 플렉센은 예정보다 적은 3이닝만 책임졌다. 청팀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예정보다 많은 5이닝(3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소화한 것과 대비를 이뤘다.
↑ 포수 박세혁은 19일 두산 베어스 청백전 종로 후 크리스 플렉센의 투구와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
그렇지만 박세혁은 ‘좋은 기회’였다고 봤다. 시즌 내내 최상의 몸 상태로 최고의 투구를 펼칠 수는 없는 법이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에이스의 숙명이기도 하다.
박세혁은 “정규시즌을 앞두고 점검하고 보완하는 시기다. 청백전을 치르면서 이를 고쳐갔다. 투수와 호흡이 특히 중요하다. 투수의 밸런스, 컨트롤이 좋지 않을 때 ‘이런 식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선수든지 한 시즌을 치르면 컨디션이 안 좋을 때가 여러 번 있다. 오늘이 플렉센에겐 그런 경우다. 매번 좋을 수는 없다”라고 다독였다.
더욱 배우고 깨달으며 단단해질 수 있는 ‘과정’이다. 플렉센의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란 것.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커브도 일품이다. 플렉센은 초반 4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탈삼진으로 기록했다.
특히 플렉센은 많은 4사구에도 단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두 번의 만루 위기도 막아냈다. 오히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에이스의 힘이었다.
박세혁은 “오늘 같은 경기도 치러야 느끼는 점이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지를 알게 되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플렉센의 진지하고 열중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한 박세혁이다. 속구의 힘과 변화구의 예리함에도 엄지를 들었다.
그는 “오늘도 플렉센의 공은 좋았다. 청백전인 만큼 플렉센이 하고 싶으며 생각하는 걸 다 할 수 있도록 한다. 워낙 구위가 뛰어난 만큼 스윙을 좀 더 가볍게 해도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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