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결과가 계속 좋은 게 시너지 효과가 되고 있다.”
‘염갈량’ 염경엽 SK와이번스 감독과 재회한 김세현(33)은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지난해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유니폼을 입은 김세현은 제2의 전성기를 기대케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미뤄지고,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김세현은 청백전에서 강렬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 자체 연습경기 퓨처스(2군)와 수펙스(1군)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1, 2루에 등판한 수펙스 김세현이 실점없이 위기를 넘기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SK 유니폼을 입고 반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염경엽 감독과의 재회가 김세현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 2006년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던 김세현은 과거 만년 유망주였다. 그러다 2016년 이름을 김영민에서 김세현으로 개명하고, 마무리 보직을 맡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62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당시 그를 마무리로 쓴 사람이 바로 염경엽 감독이다.
1년 뒤인 2017시즌에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맞춰 KIA타이거즈로 이적했고, 팀의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2018, 2019시즌에는 존재감이 약해졌다. 특히 지난해는 10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23에 그쳤다.
이날 청백전 후 취재진과 만난 김세현은 “실전이라고 생각하면서 던지는데, 결과가 좋다”며 “결과가 좋은 게 더 좋게 나타나는 것 같다. 일종의 시너지 효과같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 뿐만 아니라 SK에는 과거 넥센 시절 같이 이들이 많다. 이지풍 트레이닝코치도 그 중 한명이다. 김세현은 “코치님이 아무래도 트레이닝 파트라 선수 몸을 잘 한다. 같이 한 적 있어서 나를 잘 아신다.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멘탈적으로도 안정이 됐다. 김세현은 “지난해나 재작년과 비교했을 때 몸상태가 좋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그런지, 멘탈적으로 편해지고 좋아지는 거 같다. 몸도 더 잘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염경엽 감독과의 재회가 김세현에게는 일종의 동기부여이기도 하다. 그는 “감독님을 떠나서 함께 한 이들이 많다. ‘SK와서 다시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김세현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고 있었다. 그는 “과거 넥센 시절부터 다그치실 때는 다그치시지만, 주로 격려를 많이 해주신다”며 “감독님이 내가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를 많이 얘기해주신다”고 말했다.
최고구속은 147km까지 나오지만 김세현은 교류연습경기에 들어가면 스피드가 더 오를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집중력면에서 다르다”며 “지금은 지금 몸상태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마무리 경험과 세이브왕까지 차지한 김세현이 전성기 시절 구위를 찾으면 SK 불펜은 더욱 탄탄해지게 된다. 지난해 세이브왕을 차지한 마무리 하재훈(30)과의 경쟁 구도도 형성할 수 있다. 물론 김세현은 “마무리는 (하)재훈이다. 마무리 자리를 뺏는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맡은 역할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는 게 중요하다”라고 다짐했다. 김세현의 부활에 시즌 개막을 앞둔 비룡군단도 웃을 수밖에 없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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