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도쿄올림픽 연기에 숨통 트였지만…코로나19 공포는 여전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이 1년 연기하면서 프로야구는 숨통이 트였다. 팀당 144경기 및 총 720경기의 대장정 완주에 속도가 붙는다.
그렇지만 낙관적인 건 아니다. 몇몇 구단이 훈련 등 공식 활동을 중단하고 자가격리를 할 정도로 여전히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는 유효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4일 2020년 제2차 이사회를 열고 정규시즌(KBO리그)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미뤘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4월 중순에서 4월 하순으로 늦췄다.

↑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프로야구 일정 짜기에 숨통이 트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여전히 크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더 늦어져선 곤란하다는 게 야구계 생각이었다. 팀당 144경기 및 총 720경기 체제를 고수하기 위해 월요일 경기·더블헤더 편성은 물론 무관중 개막까지 고려했던 KBO 이사회다. 도쿄올림픽이 정상 개최할 경우, 축소 운영은 불가피했다.
KBO 이사회가 끝난 지 9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프로야구 개막과 관련한 중대한 변수가 하나 사라졌다. KBO리그는 도쿄올림픽 개최로 인해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휴지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이제 일정을 새로 짜는데 여유가 생기게 됐다.
그렇지만 가시밭길은 변함이 없다. 코로나19 공포는 가시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5일 오전 0시 기준 9137명이 감염됐고 126명이 사망했다. 하루 사이 세 자릿수 확진자가 증가하며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자체와 기관은 방역을 철저히 하며 개인은 위생에 신경 쓰고 있다. 거리는 한산하며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4월 6일로 정했으나 추가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
KBO는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통합 매뉴얼을 만들었다. 전문가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그렇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누구든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해외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운동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헝가리를 다녀온 펜싱 국가대표 A선수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야구를 비롯한 타 종목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결국 선수단과 팬의 안전을 위해 리그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홈구장에서 청백전과 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4월 7일부터는 타 구단과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그렇지만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훈련 등 공식 활동이 중단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타 구단의 관련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식은땀을 흘리며 초조하게 지켜볼 따름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선수의 미열 증세에 따른 선제적 대응 조치이기도 하나 감염 위험은 충분하다.
협력업체 직원에다 선수 가족의 직장 동료가 확진자였다.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으나 앞으로도 이 같은 2·3·4차 감염 위험 사례는 끊이지 않을 터다. 당연히 정규시즌 개막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우천 취소, 강풍 취소, 미세먼지 취소가 아닌 코로나19 취소 경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선수단은 외출도 최대한 자제하며 야구장과 집만 오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동참하는 중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가 종식하기 전까지 불안감은 지속할 수밖에 없다.
베테랑 송은범(LG)도 “나 하나 때문에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조심히 행동하고 있다. 그렇지만 타 구단의 코로나19 의심 증세 소식을 들을 때마다 불안한 게 사실이다. 나도 (태어난 지) 23개월 된 아이를 둔 아빠다.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