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유격수 허경민’은 청백전의 흔한 풍경이 됐다.
허경민(30·두산)은 23일 청백전에서 3루수(2이닝)보다 유격수(4이닝)로 더 많은 시간을 뛰었다. 2018년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수상자의 유격수 변신은 처음이 아니다. 21일 청백전 도중에도 3루수에서 유격수로 이동했다.
두산 관계자는 유격수 허경민에 대해 “(예전)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 훈련을 한 적도 있다. 청백전에 종종 유격수로 기용된다”라고 귀띔했다.
↑ 허경민은 청백전에서 유격수로 뛰는 시간이 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유격수 허경민은 이날 김재호, 최주환과 번갈아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내야 연쇄 이동으로 주전 유격수 김재호도 2루수를 맡은 게 눈에 띄었다.
허경민은 군더더기 없는 수비를 펼쳤다. 유격수 자리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머릿속으로는 좋았던 광주제일고 시절이 생각나는데 정작 몸이 안 따라주더라. 옆에 (KBO리그) 최고 유격수 (김)재호 형이 있어서 부담감까지 느껴졌다”라며 웃었다.
유격수 허경민을 정규시즌에서 볼 수 있을까.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약을 대비한 테스트이지만, 청백전이기 때문에 가능한 테스트였다.
김 감독은 “훈련 때 (다양한 위치에서) 펑고를 한다. 그렇지만 실전은 또 다르다.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서 점검하긴 어렵고 청백전 정도에서나 해보는 거다. 정규시즌까지 변화를 주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23일 두산의 내야 수비 변화는 21일 경기보다 훨씬 심했다. 유격수 허경민, 2루수 김재호 외에도 유격수 오재원, 2루수 페르난데스 등 상당히 파격적인 그림까지 나왔다.
선수들끼리도 색다르면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허경민은 “오랜만에 유격수를 맡아서 낯설고 새로웠다.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은 24일 훈련을 가진 뒤 25일 국내 네 번째 청백전을 진행한다. 그때 허경민은 어디에서 뛰고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