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 가장 크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이택근(40)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백의종군을 택한 이택근에게 2020년은 오직 팀이 우선이었다.
이택근은 23일 오후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섰다. 검은색 마스크를 하고 나타난 이택근은 지난 1년 간의 공백에 대한 여러 심경을 밝혔다.
히어로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택근은 2019시즌 불미스러운 일로 1군에서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과거 팀 후배를 폭생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비록 3년 여 시간이 지난 2015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이택근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어나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상벌위원회를 통해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택근은 2019시즌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6월이나 돼서야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출전했다. 2019시즌 2군 기록은 3경기 4타수 1안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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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가졌다. 훈련을 마친 이택근이 취재진들과 가볍게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쉬는 동안 묵묵히 몸을 만들어 온 이택근이다. 이택근은 “(쉬면서)운동하는 공부를 많이 했고, 방법을 바꿨다”며 “그 전에는 부분운동을 많이했는데, 전신운동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근육의 질을 준비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대만 스프링캠프와 고척 자체 연습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만에서는 5경기 출전해 9타수 7안타로 타율이 7할을 훌쩍 넘었다. 홈런도 하나 때렸다. 국내로 들어와서는 1루수로도 출전하는 등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 이택근은 “이렇게 빨리 준비한 적이 없다. 1년 공백도 있고, 이젠 주전이 아니다. 내가 건재하다는 걸 어필해야 한다. 뭐든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대만에서는 혼자 올림픽 결승전을 했다. 그만큼 페이스를 빨리 올렸는데, (개막이 밀리면서) 시간이 좀 생겨서 다시 페이스 조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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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1회초 2사 1, 3루에서 더블 스틸을 감행한 3루주자 이택근이 홈으로 파고 들다 백팀 이지영 포수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말그대로 백의종군이다. 이택근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다. 여러 면에서 겸손해지려 노력하고 있다. 어떤 상황이 되건, 어떤 타순에 들어가건 정말 신인 때처럼 열심히 할 수 있는 그런 생각만 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