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2년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롯데 팬 여러분에게 실망감만 드렸는데 올해는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2018년 신인 1차 지명으로 거인군단에 가세한 한동희(21·롯데)는 데뷔와 동시에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렇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거포 유망주는 알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3번째 시즌, 그는 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한동희는 2018년과 2019년, KBO리그 146경기를 뛰었다. 3루수로 기회를 얻었다. 그렇지만 그가 외야 관중석으로 타구를 날린 건 딱 6개였다.
↑ 한동희는 2월 29일 현재 네 차례 스프링캐프 평가전을 뛰어 타율 0.455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타율은 2할대(0.232→0.203)였고 50안타를 친 시즌(49개→38개)도 없었다. 안타(87개)보다 삼진(115개)이 더 많았던 그의 통산 장타율은 0.324에 그쳤다. 슬럼프에 빠진 그는 끝내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한동희는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며 “잘했던 부분은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못했던 부분만 생각이 난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2019년은 2018년보다 안 좋았다. 2020년에는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싶다. 야구선수가 야구를 왜 하겠나. 잘하고자 야구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각오를 다졌다.
달라지기 위해 한동희는 구슬땀을 흘렸다. 정확하고 힘 있는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봄 무릎) 수술 이후 체중이 늘었다. 그래서 체중 감량 및 근육량 증진에 신경을 썼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의 정확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라며 “수비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포구 훈련에 열중한다”라고 말했다.
타격 자세의 미세한 변화도 있다. 한동희는 “크게 변한 건 없는데 배트 위치가 바뀌었다. 이전에는 어깨 위를 훌쩍 넘겨 배트를 잡았다면, 이제는 어깨 근처로 배트를 낮게 내렸다. 공과 최대한 가깝게 배트를 두고 정확도를 높이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준비과정은 괜찮은 편이다. 2월 29일 현재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네 차례 평가전에서 11타수 5안타로 타율 0.455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의고사일 뿐이라고 일축한 한동희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맹타는 크게 의미가 없다. 이제 막 시즌을 시작하는 단계여서 ‘타격감을 찾았다’는 표현도 어딘가 어색하다. 정규시즌 개막부터 잘해야 하는 만큼 지금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올해 허문회호의 3루수는 ‘화약고’다. 롯데는 평가전마다 신본기가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한동희는 교체로 나가고 있다.
팀의 기조다. 베테랑이 두 차례 정도 타석에 선 후 젊은 선수들과 교체되고 있다. 젊은 선수에게 충분히 기회를 주는 동시에 베테랑이 두 차례 타석으로 타격감을 회복하는데 어렵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쟁은 진행형이다. 한동희도 “특별하게 자극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달라진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한다.
한동희는 “그동안 안 될 때도 좋은 생각을 하고자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 격하게 운동하면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벗어나려고 했다. 너무 힘들어서 딴생각은 엄두가 나지 않을 날 정도로 웨이트트레이닝과 타격 연습을 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허 감독의 지도 방식도 도움이 되고 있다. 한동희는 “나만의 맞춤 운동방법을 캠프 내내 적용해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감독님은 자신만의 훈련법을 선수단에 일괄적으로 전파하지 않고 오히려 ‘개인별 맞춤 운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라고 전했다.
한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