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포트 마이어스) 김재호 특파원
KIA타이거즈의 두 외국인 투수, 드류 가농(29)과 애런 브룩스(29)는 둘 다 1990년생이고, 2011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됐다. 이후 거쳐온 길은 달랐다. 그러나 지금은 한 배를 탔다.
"여기서 처음 만났다" 6일(한국시간) 테리 파크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만난 브룩스는 이곳에서 가뇽을 처음으로 봤다고 전했다. "이제 캐치볼을 함께 시작했다. 우리 투구에 비슷한 점도 있고, 닮은 점을 찾을 수 있어 편하다"며 서로 알아가는 단계라고 전했다.
↑ 가뇽과 브룩스, 두 KIA의 외인 투수는 닮은 점이 많다. 사진(美 포트 마이어스)= 김재호 특파원 |
두 선수가 거쳐온 길은 사뭇 다르다. 가뇽은 오랜 시간 마이너리그를 맴돌다 지난 2018년 빅리그에 콜업됐다. 지난 시즌 뉴욕 메츠에서 18경기에 등판, 3승 1패 평균자책점 9.89를 기록했다.
브룩스는 빅리그 데뷔가 조금 빨랐다. 2014년 캔자스시티 로열즈에서 데뷔,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29경기(선발 18경기)에 나와 6승 8패 평균자책점 5.65의 성적을 남겼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더 뛸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잠시 방향을 돌렸다. 브룩스는 "더 많은 기회를 원했다. 더 나이들기전에 다른 것을 경험하고 싶었고, 마침 KIA에서 관심을 보였다"며 한국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가뇽은 "어차피 똑같은 야구다. 이제 나이도 서른이 돼가고, 다른 나라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때 일본에서도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KIA가 나를 더 원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하는 것이 느껴졌다"며 한국행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두 선수는 낯선 문화의 선수들과 합류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가뇽은 "개인 훈련보다 팀 훈련 위주다.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브룩스도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미국보다 이른 훈련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지켜봤던 맷 윌리엄스 감독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두 선수 모두 이구동성으로 "그가 아니었어도 이 팀에 왔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이나 이런 것을 직접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는 것이 가뇽의 설명이다.
브룩스는 어슬레틱스 시절 선수와 코치로 함께했지만, 가뇽은 그를 KIA에서 처음 만났다고 털어놨다. "다섯 살 때 내 최고의 선수였다. 그의 야구 카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찾지 못했다"며 웃었다.
두 선수는 2020시즌 KIA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마음속에 벅찬 꿈을 안고 한국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두 선수는 "목표는 무조건 우승"(브룩스) "이기고 싶다"(가뇽)며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