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의 농구캠프에서 코치를 역임한 지도자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헬기 사고에 휘말려 향년 42세로 세상을 떠난 고인을 추억했다. 프로선수로 코트에 설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열정을 전해들은 많은 이들이 감동하고 있다.
아이디 brentpella(이하 B)는 27일(한국시간) 레딧에 농구캠프 코치 시절 코비 브라이언트와 찍은 사진과 함께 “고인을 만나며 영감을 받은 몇 가지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라며 추억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농구캠프에 매일 나와 아이들을 독려한 코비
↑ 코비 브라이언트 농구캠프 코치가 고인을 추억하여 일화들을 공개했다. NBA 선수로 뛸 때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동기를 부여하는 뜨거운 남자였다. 사진=AFPBBNews=News1 |
코비 브라이언트는 5차례 NBA 파이널 우승을 모두 ‘트라이앵글 오펜스’로 유명한 필 잭슨(75) 감독 휘하에서 경험했다. B는 “브라이언트는 참가자들이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적절히 하는지 관찰했다. 하루는 한 아이한테 ‘그건 게으른 패스야’라고 지적했다. 우상으로부터 조언을 받은 이 아이는 남은 캠프 기간 내내 동료가 간신히 받을 수 있을 만큼 강한 패스를 뿌렸다”라고 회상했다.
‘이름만 내세우지 않고 직접 캠프에 동참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B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근처에 있으면 아이들 눈빛부터 달라졌다”라며 효과를 증언했다.
일본 농구소녀, 코비 응원에 수비왕 되다
B는 “영어를 아예 못하는 10세 일본인 소녀가 코비 브라이언트 농구캠프에 지원했다. 이 소녀는 당시 캠프 참가자 중 유일하게 도움 수비 개념을 완벽히 이해했다. 하루는 이 소녀가 공격자 파울을 유도하는 것을 보자 브라이언트는 흥분하여 남은 일정 내내 하이파이브를 하며 응원했다. 그 결과 일본인 소녀는 공격자 파울 20개 유도로 캠프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라고 돌이켰다.
유명 래퍼, 돈뭉치 들고 코비에게 일대일 도전
B는 2001 빌보드 올해의 힙합 싱글앨범에 빛나는 래퍼 바우와우(33)가 예고 없이 코비 브라이언트 농구캠프를 방문하여 일대일 농구 도전장을 낸 일화도 공개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농구캠프 참가자들이 모두 숙소에서 잠을 청하고 있을 때도 코치들과 체육관에서 슛을 연마하고 있었다. 바우와우는 갑자기 현금이 가득한 배낭을 짊어지고 나타나 수천 달러를 꺼내며 브라이언트에게 일대일 농구를 제안했다.
신장 198㎝의 NBA 정규시즌 MVP 출신 대스타가 170㎝에 불과한 래퍼와 일대일 농구를 한다면? 어느 정도 봐주거나 대충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상황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는 B에 따르면 ‘지금까지 본 어떤 때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 마치 타이틀이 걸린 경기를 뛰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바우와우를 상대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바우와우의 일대일 농구제안을 받자 ‘너한테 10점을 줄 테니 11점 내기를 하자’고 화답했다. 브라이언트는 순식간에 11점을 몰아넣은 후 돈뭉치를 농구캠프 스태프에게 나눠줬다. B는 덕분에 100달러(약 12만 원)를 받자마자 나이키 코비 농구화를 샀다고.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7)도 지도한 필 잭슨은 “아마 조던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지기 싫어하는 마음과 노력만큼은 코비 브라이언트가 더 낫다”라고 말했다. 농구캠프에서 아마추어를 작정하고 박살 낸 일화는 브라이언트뿐 아니라 조던한테도 있다.
코비, 피로도 잊고 농구캠프에 헌신
B는 “코비 브라이언트는 매년 농구캠프에 많은 돈을 (수익을 생각하지 않고) 기부했다. 피곤한 줄 모르고 쉴 틈 없이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참가자와 스태프 모두를 즐겁게 해줬다. 코트 밖에서 유소년을 지켜볼 때, 질의응답을
마지막으로 B는 “코비 브라이언트는 농구캠프 안팎에 동기를 부여하는 불씨와도 같은 사람이었다. 세상에 많은 사랑을 쏟아냈다. 내게 영감을 준 고마운 사람”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