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9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투고타저’였다.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하향 조정한 뒤, 최근 수년간 프로야구를 지배했던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됐다. 홈런왕에 등극한 박병호에 필적할 만한 거포도 이제 많이 줄었다.
타고투저 시절이 이어지면서 홈런왕의 기준도 높아졌다. 2019시즌 홈런왕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의 홈런 개수도 고작 33개였다. 30개대 홈런왕은 2013시즌 박병호(37개) 이후 처음이다. 타고투저가 지배한 2010년대 프로야구에서 30개대 홈런왕은 4차례 나왔다. 박병호가 2014시즌 52개, 2015시즌 53개를 때려 50개 홈런왕이 2차례나 나왔고, 40개대 홈런왕이 4차례 나왔다.
2020시즌 다시 40개 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이는 박병호다. 박병호는 2010년대를 지배한 홈런왕이다. 2012시즌 31개로 최초로 홈런왕에 등극한 박병호는 2013시즌 37개를 거쳐 앞서 언급한대로 2014~2015시즌에는 50개대 홈런왕에 올랐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6시즌부터 2017시즌까지는 최정(33·SK와이번스)이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2016시즌은 40개로 에릭 테임즈(전 NC다이노스)와 공동 홈런왕이었다. 2017시즌은 46개를 때렸다.
↑ 2019시즌 KBO리그 홈런왕에 등극한 키움 박병호. 하지만 박병호의 홈런개수는 33개였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랬던 타고투저 현상이 1년 만에 극심한 투고타저로 바뀐 것이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019시즌은 20개 이상 홈런을 때린 타자도 적었다. 30개 이상은 홈런왕 박병호 혼자였고, 20개 이상 홈런 타자를 모두 합치면 11명이었다.
2020시즌에도 홈런 개수가 다시 많이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인구 반발 계수를 다시 바꿀 계획이 없다. 40개 홈런타자는 물론 30개 홈런타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타자들이 바뀐 공인구에 적응하는 시간이 지나고, 기술적으로 해법을 찾으면 다시 홈런 개수가 늘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병호 외에도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가 보이지 않는다. 김재환은 2019시즌 15개의 홈런에 그쳤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해 거취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나마 2016~2017시즌 홈런왕 최정 정도가 박병호에 필적할만한 타자다. 몸만 건강하다면 충분히 30개 이상은 때릴 수 있는 타자라는 평가다. 2019시즌에도 141경기에서 29개 홈런을 생산했다.
장수 외국인 선수 반열에 들어선 제이미 로맥(35·SK)도 충분히 홈런왕을 노릴 수 있는 타자다. 2019시즌 역시 공인구 영향으로 홈런이 줄긴 했어도 팀 동료 최정과 함께 29개의 홈런을 때렸다. 2018시즌 40개 홈런타자에 이름을 올린 멜 로하스 주니어(30)도 kt위즈와 재계약을 마치고, 2020시즌을 준비 중이다. 2019시즌에는 24개의 홈런을 때렸다. 다시 40개 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타자다.
다만 새로 온 외국인 타자 중에서는 홈런 레이스를 뒤흔들 이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NC다이노스와 계약한 애런 알테어(28)
그래도 공인구 반발계수가 낮아진 현 상황에서 홈런 40개는 쉽지 않은 미션이 됐다. 이는 2020시즌 타격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