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스토브리그 화두인 두산의 외국인 타자 계약이 결국 해를 넘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 김재환(31)의 포스팅 결과를 지켜본 뒤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의 재계약을 추진 중이나 확답을 주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새 외국인 타자와 계약할 수 있다. 모험일 수도 있다.
올해 통합 우승을 이룬 두산은 외국인 선수를 투수 2명과 타자 1명으로 구성한다. 조쉬 린드블럼(32), 세스 후랭코프(31)와 결별한 두산은 20대 투수 크리스 프렉센(25)과 라울 알칸타라(27)를 영입했다. 150km 빠른 공을 던지는 게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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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환(왼쪽)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오른쪽)는 ‘한 세트’다. 김재환이 잔류해야 페르난데스도 두산에 남을 수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하지만 외국인 타자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두산의 공식 입장이다.
시간은 구체적으로 1월 둘째 주 이후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마감하는 때다. 김재환의 꿈을 지지하되 안전장치를 뒀다. 일정 금액 이상의 제안을 받을 경우만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김재환은 두산의 4번타자다. 그가 없다면, 장타력을 보강해야 한다. 페르난데스는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 중 1명이었다. 안타 1위(197), 타율 2위(0.344)에 올랐으며 장타율도 0.483에 이르렀다. 홈런 15개와 2루타 34개를 쳤다. 안타 4개 중 1개가 장타였다.
하지만 페르난데스는 4번타자가 아니었다. 주로 2번 타순에 배치돼 중심 타선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큰 경기에 약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한국시리즈 타율은 0.077(13타수 1안타 2볼넷)에 불과했다.
두산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재환의 거취가 결정된 후, 페르난데스 혹은 새 외국인 타자와 계약할 예정이다. 김재환의 잔류는 곧 페르난데스의 재계약으로 귀결된다.
두산이 해를 넘겨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하는 사례는 최근 더스틴 니퍼트(38)가 있다. 다만 구단과 선수가 재계약이라는 큰 틀에 합의한 뒤 줄다리기 협상을 벌였다. 페르난데스와는 상황이 다르다.
문제는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포스팅 마감일까지 2주가 채 남지 않았으나 그와 관련한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두산도 김재환이 메이저리거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하다.
류현진(32·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끝으로 대형 계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김재환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간다’ ‘못 간다’라고 선을 긋기도 힘들다.
운명의 시간이다. 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