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7916명.’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 세워졌다. 그러나 부끄러운 기록이다. 쌀쌀한 부산 바람이 동아시안컵에 불고 있다.
3년 6개월 만에 국내에서 열린 한중전이었다. 이번에는 평일이 아닌 일요일에 킥오프했다. 그러나 동아시안컵 흥행은 ‘폭망’에 가까웠다.
1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동아시안컵 2경기가 열렸다. 여자부 한국-대만전(오후 4시15분)에 이어 남자부 한국-중국전(오후 7시30분)이 펼쳐졌다.
↑ 동아시안컵 여자부 한국-대만전과 남자부 한국-중국전이 열린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관중석은 텅텅 비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개최국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두 경기를 치르는 건 이날이 유일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KFA)가 기대한 구름 관중은 없었다. 여전히 관중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관중석은 텅텅 비었다.
앞서 열린 여자부 한국-대만전의 관중은 1100명으로 집계됐다. 뒤이은 남자부 한국-중국전 관중도 7916명으로 흥행 성적은 빨간불이었다.
한중전은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이 2001년 개장한 후 8번째 남자축구 A매치였다. 지난 6월 7일 호주전까지만 해도 매번 4만여명 이상이 찾았다. 호주전 관중은 5만2213명으로 ‘매진’이었다. 일찌감치 표가 동이 나 현장 판매분도 없었다.
6개월 뒤 부산 축구장은 썰렁하다. 표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가 아니다. 값비싼 티켓을 살 만큼 ‘매력’이 없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발렌시아),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등 보고 싶은 유럽파는 이번 대회에 뛰지 않는다.
유럽파가 동아시안컵에 뛸 수 없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다. 텔레비전을 틀면, 소속팀 경기를 뛰고 있는 그들을 볼 수 있다.
축구팬을 축구장으로 이끌 만한 콘텐츠가 필요하나 부족한 현실이다. 게다가 대회 홍보가 덜 된 데다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다.
6년 전 동아시안컵은 7월에 개최됐다
그때 같은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12월의 부산이다. 화살을 ‘소비자’ 축구팬에 돌릴 것인가. 아니면 ‘판매자’ 대한축구협회에 돌려야 할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