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청담동) 이상철 기자
한국 프로야구 최고 명장 김응용(78)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의 팔순 잔치에 제자들이 총출동했다.
김 회장의 팔순연이 10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팔순연은 제자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행사여서 의미가 각별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이 추진위원장을 맡아 올해 중순부터 기획해 준비했다. 선동열, 김성한, 장채근, 조계현, 한대화, 이강철, 이종범, 이대진, 이호준, 양준혁, 마해영, 이승엽 등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에서 김 회장의 지도를 받은 제자들이 힘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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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들이 뜻을 모아 기획한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의 팔순연이 10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야구인 100여명이 자리를 빛냈다. 사진(서울 청담동)=옥영화 기자 |
제자들은 물론 김 회장과 지략 대결을 벌였던 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강병철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등도 자리를 빛냈다. ‘삼성 감독’ 김 회장을 보좌했던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도 참석했다.
김 회장은 호적상 1941년생으로 기재돼 있지만, 실제론 1940년생이다. 내년 팔순을 맞게 되지만, 야구 시즌 중이어서 이날로 앞당겨 열리게 됐다. 야구인 100여명이 참석해 김 회장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팔순연을 열자는 의견을 듣고서 가슴이 뭉클했다. 감독님은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 시절까지 저와 뗄 수 없는 관계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 전 감독은 “회장님보다 감독님이라는 호칭이 더 친숙하다. 40대였던 감독님이 어느덧 팔순을 맞이하셨다. 카리스마가 강한 분이셨는데 시간이 빠르게 흐른 걸 느낀다. 지금은 제자들을 많이 생각하시고 배려하신다. 야구인으로서 보고 배울 점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제자 대표로 무대에 오른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은 “감독님과 함께한 수많은 시간이 생각난다. 서운한 적도 있지만 감사한 적이 많았다. 감개무량하다. 수많은 스타를 기른 감독님이 자랑스럽다. 제자들의 축복을 받으며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라고 인사를 올렸다.
김 회장은 한국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이다. 1983년 해태 지휘봉을 잡은 그는 2004년 삼성에서 물러날 때까지 통산 10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야구인의 새 길도 개척했다. 삼성 사장,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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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들이 뜻을 모아 기획한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왼쪽)의 팔순연이 10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야구인 100여명이 자리를 빛냈다. 이승엽(오른쪽)은 제자를 대표해 행운의 황금 열쇠 선물을 증정했다. 사진(서울 청담동)=옥영화 기자 |
개그맨 심현섭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 김 회장은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라면서 유행어 ‘동열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를 시연해 폭소를 자아냈다.
해태 감독 시절 선동열, 이종범이 차례로 주니치 드래건스로 떠나면서 전력 약화를 우려한 김 회장의 탄식을 빗댄 유행어였다.
그렇지만 김 회장은 웃으며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바로잡았다. 그는 “사실 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라며
김 회장은 “프로야구의 ‘프’자도 모르던 때였다. 내가 너무 괴롭혀서 두들겨 맞을 각오로 오늘 왔는데 (성대하게 축하해줘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평생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한국야구를 위해 열심히 살겠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