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박항서(60) 베트남 감독이 니시노 아키라(64) 태국 감독과 세 번째 대결에서 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골키퍼 실수로 2골을 내주고도 뒷심을 발휘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어퍼컷을 날렸다.
베트남은 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태국과의 2019 동남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5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4승 1무(승점 13)를 기록한 베트남은 B조 1위로 4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오는 7일 준결승 상대는 A조 2위 캄보디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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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항서 베트남 감독은 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니시노 아키라 태국 감독과 세 번째 대결에서 또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웃은 쪽은 베트남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반면, 베트남을 반드시 이겨야 했던 태국(승점 10)은 2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조별리그 탈락했다. 라오스를 완파한 인도네시아(승점 12)가 B조 2위를 차지했다.
베트남과 태국은 동남아시아 축구의 오랜 앙숙 관계다. 박 감독과 니시노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사령탑 한일전’까지 더해져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두 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G조에 같이 편성돼 전쟁 같은 대결을 벌였다.
9월 5일(방콕)과 11월 19일(하노이), 두 차례 맞붙어 0-0 무승부를 거뒀다. 득점만 없었을 뿐, 혈투를 치렀다.
분위기도 과열됐다. 설전이 오갔다. 11월 19일 경기 종료 후에는 세르비아 출신 사샤 토디치 태국 골키퍼 코치의 ‘손짓’으로 충돌이 일어났다.
박 감독은 서양인이 동양인을 비하한 인종차별 행위라고 분노했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토디치 코치가 해명과 함께 사과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웃은 쪽은 베트남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3승 2무(승점 11)로 G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태국은 승점 8로 3위에 처져있다. 조 1위는 최종예선에 직행할 수 있다. 태국은 비상등이 켜졌다.
니시노 감독과 태국은 2주 후 설욕을 다짐했으나 박 감독과 베트남은 끈끈했다. 비기기만 해도 됐던 베트남은 킥오프 11분 만에 2골을 허용했다.
전반 5분 골키퍼 응우예 반 또안의 킥이 차이디드 수파차이의 몸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황당한 실점이었다. 6분 후에는 반 또안이 골문을 비우고 무에안타 수파낫의 1차 슈팅을 막아냈으나 2차 슈팅까지 막지 못했다.
태국의 공세에 고전하던 베트남은 반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반 15분 한 골을 만회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응우옌 띠엔 린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베트남은 후반 23분 띠엔 린이 유도한 페널티킥을 후인 떤 신이 실축했다. 하지만 행운이 따랐다. 주심은 태국 골키퍼 무앙느감 논트가 먼저 움직였다면서 페널티킥을
60년 만에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베트남은 7일 오후 9시 캄보디아와 4강전을 치른다. 승리 시 10일 오후 9시 미얀마-인도네시아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