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20년에는 두산 베어스의 승리 후 김태형(52) 감독과 조쉬 린드블럼(32)의 하이파이브를 볼 수 없게 됐다. 감독은 장기 계약을 맺었으나 에이스는 재계약 제의를 고사했다.
린드블럼이 두산을 떠날 분위기는 일찌감치 감지됐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 린드블럼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고.
김 감독은 린드블럼의 잔류를 희망했다. 리그를 평정한 최우수선수(MVP)를 원하지 않을 팀은 없다. 김 감독은 “(재계약을 포기한) 세스 후랭코프를 제외한 두 선수(린드블럼·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잡는다는 계획이지만 앞일은 모른다”라며 신중한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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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두산 감독(오른쪽)과 조쉬 린드블럼(왼쪽)의 하이파이브를 2020년에는 볼 수 없게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
두산이 바라는 시나리오는 이뤄지지 않았다. 린드블럼의 등판 경기마다 구름 떼로 몰렸던 메이저리그 팀의 관심은 진짜였다. 구애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린드블럼이 직접 팀을 고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제의를 받았다. 두산의 잔류는 린드블럼의 선택에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물론, 김 감독의 표현대로 앞일은 모르는 법이다. 린드블럼의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도 공식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만 두산에 ‘시간’이 없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내년 3월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해를 넘겨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맺을 수 있으나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성공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산 스카우트는 미국으로 건너갔다.
린드블럼이 떠날 거면 빨리 작별 인사를 하는 게 현실적으로 현명한 판단이다. 두산이 린드블럼의 보류권 포기를 발표하기 전, 김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 후보 리스트를 만들어 뒀다. 그렇지만 지체했다가 좋은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하나둘씩 떠날 수 있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라며 외국인 투수 물갈이를 암시했다.
마무리 훈련을 마쳤으나 아직 새 시즌 구상을 그리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3명이 결정돼야 밑그림을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친 후에 구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외국인 선수는 어느 팀이나 가장 큰 변수다”라며 신중하게 접근 중이라고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