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프로야구에 샐러리캡 제도가 정착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8일 2019년 제6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KBO리그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FA와 연봉, 외국인 선수까지 여러 사안에 변화를 줬다. 이중 샐러리캡(총연봉상한제) 도입은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 KBO와 10개 구단이 FA 상한제를 제안하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샐러리캡을 역제안한 게 시초가 됐다. KBO는 이번 이사회에서 갑론을박 논의 끝에 샐러리캡을 수용했고, 이를 포함한 개선안을 선수협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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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에 샐러리캡 제도가 정착할까. 사진=MK스포츠DB |
샐러리캡은 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재정이 탄탄한 구단이 최고 선수를 독점해 팀 간 전력 차가 커지는 것을 방지한다. 미국프로농구(NBA)가 최초로 도입했고 국내에선 프로농구, 프로배구가 채택하고 있다.
선수협은 오는 12월 2일 총회를 열고 개선안 수용 여부에 대해 투표를 진행한다. 과반 찬성으로 도입될 경우, 샐러리캡은 긍정 혹은 부정적으로 ‘대형 폭탄’이다. 프로야구 출범 후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적의 활성화로 ‘전력 평준화’를 부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샐러리캡은 상한선과 함께 하한선도 있다.
기존의 낮은 연봉총액을 유지했던 팀은 하한선을 지키기 위해 새 영입에 나설 수 있다. 반대로 고액연봉자가 많은 팀은 상한선에 수렴하기 위해 덜어내는 트레이드가 가능하다. 각 구단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이적이 빈번해지면서 팀 전력도 변화하기 쉽다.
KBO가 샐러리캡과 관련해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는 이유다. KBO리그는 최근 몇 년간 전력 불균등이 심해 경기력 저하와 흥행 저조로 이어졌다. 올해 총 관중은 728만6008명으로 4년 연속 800만 관중 달성에 실패했다. 전년 대비 78만7734명이 적었다. 126만3847명이 줄었던 1998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구단은 재정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상한선과 하한선이 정해져 적정 예산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과열된 경쟁으로 야기되는 ‘오버페이’도 줄어든다.
샐러리캡이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은 아니다. 도입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신중하게 준비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샐러리캡은 하드 샐러리캡(샐러리캡의 한도를 절대 초과할 수 없음), 소프트 샐러리캡(샐러리캡에서 예외의 경우를 허용해 탄력적으로 운영)으로 나뉜다. 범위도 고려해야 한다. 팀 내 연봉 상위 25인·40인·선수 전체로 둘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기준을 어떻게 두냐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팬들 사이에는 “저연봉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도 나온다. 고액을 주고 특정 선수를 영입하면서 샐러리캡 때문에 상대적으로 몸값이 적은 선수에게 불이익이 따른 경우가 타 종목에서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샐러리캡 하한선이 되려 스몰마켓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8일 하한선을 지키지 않은
프로야구의 경우, 키움이 된서리를 맞을지도 모를 일이다. 적은 선수단 몸값으로도 강팀을 유지한 키움은 하한선을 의식해 씀씀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샐러리캡 구체화는 선수협의 개선안 수용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