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문창진(26·인천)은 유상철(48) 감독 체제 후 첫 골의 주인공이었다. 그렇지만 2호 골을 넣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이번에는 승리를 안긴 ‘결승골’이었다.
문창진은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1 파이널B 37라운드 상주전에서 후반 30분 날카로운 슈팅으로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유 감독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꺼낸 첫 번째 조커였다. 피치를 밟은 지 9분 만에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답답한 흐름의 인천은 문창진의 선제골과 케힌데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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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진(11번)이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B 37라운드 인천-상주전에서 후반 30분 선제골을 넣은 후 유상철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문창진은 득점 후 인천 벤치로 달려가 유 감독을 껴안았다. 유 감독이 췌장암 투병을 밝힌 후 가진 첫 경기였다. 유 감독과 문창진의 포옹은 진한 감동을 선물했다.
문창진은 “따뜻한 눈을 가진 감독님은 (마음이) 포근하다. 그동안 잘 챙겨주셨는데 가족 같은 분이다. 나도 모르게 골을 넣고 달려가게 됐다”라며 즉흥적인 세리머니였다고 밝혔다.
잔류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그렇지만 유 감독의 투병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겨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유 감독은 자신이 아니라 인천 팬을 위해 이기자고 독려했으나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또 달랐다.
문창진은 “지난 3주간 감독님께서 치료 때문에 팀 훈련을 자주 못 나오셨다. 이전보다 더욱 간절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감독님의 주문을 잘 이행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라며 “많이 힘들었는데 많은 팬 앞에서 승리해 매우 기분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10위 인천(승점 33)은 상주를 이겼으나 잔류가 확정되지 않았다. 11위 경남(승점 32)도 성남을 2-1로 이기면서 승점 1차가 유지됐다. 오는 30일 맞대결 결과에 따라 두 팀의 운명이 결정된다. 12위 제주(승점 27)는 수원에 4골을 허용하며 K리그2로 강등됐다.
문창진은 “감독님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 K리그1 잔류를 약속하는 감독님의 기사를 봤다. 우리가 후반기에 강하며 더 좋은 경기를 펼친다는 걸 모두 안다. 경남전을 걱정하지 않는다. 오늘처럼 분명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라고 잔류를 자신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