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승점 1도 감사했다. 벤투호는 베이루트 원정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골 운이 없었으나 레바논도 마찬가지였다. 무승부는 가장 공정한 결과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레바논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2경기째 무승을 기록했다. 10월 15일 평양에서 가진 북한전 결과도 0-0 무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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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벌어진 레바논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에서 부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2승 2무(승점 8)로 H조 선두 자리를 지켰으나 불안하다. 레바논, 북한(이상 승점 7), 투르크메니스탄(승점 6)이 바짝 쫓고 있다.
카타르로 가는 길이 점점 험난해지고 있다. 조 1위를 차지해야 최종예선에 직행할 수 있다. 2위도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남은 4경기 중 3경기가 홈에서 치러진다.
북한이 투르크메니스탄에 1-3으로 패하면서 한국이 ‘독주’ 체제를 굳힐 기회였다. 레바논을 꺾는다면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과 승점 차를 3~4로 벌릴 수 있다.
레바논 내 반정부 시위의 격화로 킥오프 4시간 전 무관중 경기가 확정된 것도 한국에 호재다. 8년 전 ‘텃세’에 혹독하게 당한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벤투 감독은 ‘스타일’을 유지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이재성(홀슈타인 킬), 남태희(알 사드)를 전방에 배치했다.
초반 분위기는 괜찮았다. 전반 8분 이재성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나갔으며, 6분 후 손흥민이 헤더 슈팅으로 레바논 수비를 위협했다.
그러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전반 35분 황의조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으나 그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다. 2분 뒤 남태희의 중거리 슈팅도 골키퍼 품에 안겼다.
몇 차례 레바논 골문을 두들겼으나 전체적으로 답답한 흐름이었다. 공격 전개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마무리 패스도 부정확했다.
레바논도 약하지 않았다. 기회를 엿보며 역습으로 태극전사를 위협했다. 전반 9분 라비 아타야의 장거리 슈팅에 골키퍼 김승규(울산 현대)가 화들짝 놀랐다. 전반 28분 바셀 지라디의 프리킥 슈팅도 예리했다.
거친 몸싸움이 펼쳐지며 경기도 격렬해졌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김신욱(상하이 선화)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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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1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벌어진 레바논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에서 부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한국의 공격 횟수가 늘었다. 그렇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8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또 막혔다. 14분 뒤 손흥민의 프리킥에 이은 황의조의 헤더 슈팅은 골대를 때렸다.
레바논은 지역 방어로 한국의 공격 차단에 집중했다. 침대 축구는 아니었다. 기회를 엿보며 반격도 펼쳤다. 후반 10분과 후반 16분 레바논의 중거리 슈팅이 날카로웠다.
경기 막바지 레바논의 잇단 공격에 간담이 서늘하기도 했다. 후반 35분 힐랄 엘 헬웨의 패스를 지라디가 골문 앞으로 달려가며 슈팅으로
한편, 한국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건너가 19일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같은 날 레바논-북한전과 투르크메니스탄-스리랑카전이 열린다.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이 H조 3위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