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의 ‘옥중경영’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11일부터 가동했다. 변호사 회계사 경찰로 이뤄진 KBO 조사위는 히어로즈가 8일 제출한 감사경과보고서를 토대로 면밀한 조사를 펼쳐 ‘옥중경영’에 연루된 인물은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장석 전 대표의 경영참여는 심각한 사안이다. 이 전 대표는 알려졌다시피 프로야구 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트레이드 뒷돈 거래는 물론 불법 자금 유용 등의 범죄혐의가 밝혀져 징역형을 살고 있다. KBO로부터 영구추방됐다. 이런 인물이 옥중에서 1년 넘게 원격 경영을 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은 KBO의 무능함을 따지기 전에 지금이라도 그 정황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KBO 조사위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인물은 허민 사외 이사회 의장이다. 허민 의장이 이장석 전 대표와 어떤 관계로, 어떤 경로로 히어로즈와 인연을 맺게 됐으며, 실권 없는 사외 이사회 의장이 어떻게 감독 교체 등 구단 경영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지 살펴봐야 한다. ‘옥중경영’의 당사자로 히어로즈를 떠난 박준상 전 대표, 임상수 전 구단 자문 변호사와는 어디까지 정보를 공유했는 지도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 이장석 전 대표(왼쪽)와 허민 이사회 의장의 관계를 밝혀내는 것이 KBO 조사위의 핵심 사안이다. 사진=MK스포츠DB |
허민 의장은 잘 알려진 야구광이다. 2007년 파산한 현대 유니콘스 인수에 뛰어들었던 인물이다. 당시 허민 의장은 현대 인수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지만 엉뚱하게도 M&A와 구조조정 전문 투자회사인 이장석의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에 사업권을 빼앗기고 만다. 프로야구팀 창단의 꿈을 버리지 못한 허민 의장은 2010년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만들어 재진입을 시도했지만 기존 구단의 높은 장벽에 막혀 실패하고 만다.
허민 의장과 이장석 전 대표의 개인적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야구를 통해 꿈을 실현해 보려는 의지는 공통점이다. 이장석 전 대표가 허민 의장에게 손을 내밀면서 아무런 반대급부가 없었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장석 전 대표는 자신이 옥중에 있는 동안 안정적으로 구단을 운영하면서 외풍을 막아줄 줄 사람이 필요했다. 허민 의장은 평생 꿈인 프로야구단 구단주로 가는 길이 보였을 것이다. 이장석 전 대표와 허민 의장 사이에 모종의 밀약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여기서 유추해볼 수 있는 방식은 허민 의장이 이장석 전 대표의 부재 기간 구
KBO 조사위가 어디까지 파헤칠지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허민 의장도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