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골 세리머니 대신 고메스 위한 기도…"정말 힘들었고 미안"

손흥민(27·토트넘)은 한국인 유럽프로축구 통산 최다 골 신기록을 세우고 나서도 골 세리머니 대신 두 손을 모으고 고메스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손흥민은 한국시간으로 오늘(7일) 오전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4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75분간 뛰면서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후반 12분에 이어 후반 16분 연속골을 터트려 4-0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이날 개인 통산 122, 123호 골을 몰아넣은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개인 통산 121골)을 넘어 한국인 유럽프로축구 통산 최다 골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12분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어 개인 통산 122번째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순간이었지만 손흥민은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두손을 모아 잠시 기도하는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4분 뒤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에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손흥민은 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에버턴과 원정 경기에서 고메스에게 가한 백태클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메스는 손흥민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토트넘 세르주 오리에와 충돌하며 오른 발목을 심하게 다쳐 결국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당시 상황에 자책하면서 눈물까지 보인 손흥민은 정신적 충격 때문에 즈베즈다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고 다시 그라운드에 섰습니다.

경기 후 손흥민은 B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물론, 며칠 동안 정말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하지만 동료와 팬 등 많은 분의 격려를 받으면서 내가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지 알게 됐다"며 "이번 사고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고는 "그렇지만 나는 팀에 집중하고 더 열심히 뛰어야만 한다. 그것이 나를 응원해 준 분들에 대한 올바른 보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