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 지휘봉을 내려놓은 장정석(46) 전 감독이 영웅군단 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만 불거진 재계약 불발 논란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장 전 감독은 7일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후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연락을 피했다.
장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 홈페이지에 감사의 인사를 남기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죄송한 마음을 부족한 글로 담아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고자 한다. 부디 팬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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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석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영웅군단 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어 “감독의 자리는 학습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아주 많이 부족했다.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들 덕분에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훈장을 달 영광을 얻었다.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팬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도 잊지 않는다”라고 했다.
키움은 6일 장 전 감독과 재계약 포기 사유로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의혹을 들었다. 이 전 대표가 장 전 감독의 재계약을 지시했다는 내부고발이 제기됐다. 장 전 감독도 이 전 대표를 접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장 전 감독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다. 그는 “내 계약과 관련해 잡음이 있었다”라는 표현만 썼다.
손혁 신임 감독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손혁 감독님께서 더욱 훌륭한 팀으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손혁 감독님이) 많은 부담을 가질 수 있을 텐데 이루지 못한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의 지지가 더욱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2년 동안 구단에서 좋은 인연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팬 여러분의 건강과 키움 히어로즈의 건승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라며 글을 마쳤다.
다음은 장 감독이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글의 전문.
안녕하세요 팬 여러분 장정석입니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홈페이지에 감사한 마음을 올리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죄송한 마음을 부족한 글로 담아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부디 팬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바랍니다.
2008년 2월 현대유니콘스에서 우리히어로즈로 팀이 바뀌면서 처음 맡았던 보직이 매니저 였습니다. 그 후 팀이 성장하면서 저도 따라서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운영팀장을 거쳐 과분한 위치였던 감독 자리에 까지 올랐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보면 참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감독자리는 학습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아주 많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프런트와 최선을 다해준 코칭스텝과 선수들 덕분에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훈장을 달수있는 영광까지 얻었습니다.
여기에 경기장 안팍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팬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에 넘치는 응원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저의 모자람 때문에 기대에 보답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12년 동안 구단안에서 좋은 인연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감독 부임 후에는 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그리고 질책을 받았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들입니다. 앞으로도 가슴에 품고, 머리에 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
이제 저는 떠납니다. 그리고 새로 부임하시는 손혁 감독님께서 더욱 훌륭한 팀으로 만들것이라 확신합니다.
제 계약과 관련하여 잡음이 있었던 만큼 새로 부임하시는 손혁 감독님께서 많은 부담을 가질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팬 여러분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혁 감독님께서 저희가 이루지 못한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지지하고 응원해 주셨던
팬 여러분의 건강과 키움히어로즈의 건승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2019년 11월 날씨 좋은 가을에 장정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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