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뜨뜻미지근하다. 4일부터 FA 19명의 협상을 시작하나 삼성은 ‘관람석’에 앉아있다.
이전 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 제도가 폐지되면서 FA 시장은 점점 속도전과 거리가 있다. 구단과 선수는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눈치도 살펴야 한다.
이적보다 잔류를 희망하는 선수들도 계약 규모, 계약 기간 등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이 불가피하다. 서로 급할 건 없다. 연말까지는 시간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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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규민(왼쪽)과 강민호(오른쪽)는 FA를 신청한 후 각각 65억원과 80억원에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했다. 하지만 이적 후 활약상은 몸값에 걸맞지 않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가장 여유가 있는 팀은 삼성이다. 다들 정신없이 바쁘지만, 삼성은 예외다. FA를 신청한 19명 중 삼성 소속 선수는 없다. 손주인이 FA 자격을 취득했으나 은퇴 후 프런트로 새 출발을 했다.
삼성의 내부 FA가 없던 건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최소 1명에서 최대 5명이 FA를 선언했다.
외부 FA 영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19명이 신청하면서 각 구단은 외부 FA를 2명까지 계약할 수 있다. 투수 7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3명으로 ‘필요한 포지션’을 택할 수 있다.
외부 FA와 거리를 뒀던 삼성도 2016년(이원석·우규민)과 2017년(강민호) 적극적으로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FA 영입은 없었으나 삼각 트레이드로 김동엽을 얻었다.
데이터 야구 강화를 기조로 내세웠으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이전한 2016년 이후 ‘9위-9위-6위-8위’에 머문 삼성이다. ‘약팀’의 전력 강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올해는 FA 시장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적으로 FA 시장 철수를 선언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홍준학 단장과 허삼영 감독은 외부 FA에 대해 조심스럽기만 하다.
다른 구단을 의식해 말을 아낄 수도 있다. 30대 중반 선수와 잔류가 유력한 프랜차이즈 스타를 빼면, 영입 가능한 외부 FA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은 ‘다른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드는 한 예가 될 수 있다. 다만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앞으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나 삼각 트레이드의 1년 성과는 삼성이 가장 저조했다.
올해는 각 구단 보호선수 40명 외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뽑을 수 있는 2차 드래프트가 열린다. 삼성은 2년 전 6억원을 투자해 이성곤, 손주인, 박세웅을 지명했다. 다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삼성은 이미 ‘내년을 위한’ 투자를 했다. 지난 8월 해외 생활을 청산한 오승환을 품었다. 프로야구 규약상 1년 계약만 할 수밖에 없었던 오승환의 연봉은 6억원이었다.
내년 연봉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 오승환이 6억원에 다시 도장을 찍을 일은 없다. 박병호(키움), 이대호(롯데), 김
연봉 6억원은 해외 원정 도박에 따른 징계를 받는 점도 고려했다. 오승환은 늦어도 내년 5월 초부터 경기를 뛸 수 있다. 이번에는 ‘출전 불가 선수’가 아니라 ‘출전 가능 선수’로 협상을 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