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은 아직 전날 경기의 여운이 남은 듯했다.
우드워드는 28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전날 있었던 일에 대해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하지만 야구인으로서 타구를 고의로 놓치는 아이디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팀은 다른 문제 때문에 불만이 있던 상황이었다"며 전날 경기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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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너가 200탈삼진을 확정한 순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美 알링턴)=ⓒAFPBBNews = News1 |
이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보스턴 타자들은 8회초 타석에서 세 명의 타자가 마이너의 초구를 건드려 아웃됐다. 누가 봐도 삼진을 당하기 싫어 고의로 아웃되려는 의도가 분명한 플레이였다. 마이너는 "모두가 초구에 스윙을 했다. 정말 좋은 게임 플랜이었다"며 상대가 기록 달성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고 말했다.
결국 마이너는 기록 달성을 위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1사에서 크리스 오윙스를 상대하던 도중 오윙스가 1루 파울지역에 뜬공 타구를 때렸는데 1루수 로널드 구즈먼은 이를 고의로 놓쳤다. 이후 마이너는 오윙스를 삼진으로 잡으며 간신히 기록을 세웠다. 기록 달성을 위해 잡을 수 있는 아웃을 고의로 피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우드워드는 "내가 선수들에게 고의로 뜬공을 놓치라고 하지는 않았다. 내가 타자라면 그 상황에 대해 고맙게 생각했을 것이다.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전통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은 뭔가를 지적할 수도 있지만, 상관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옳은 일일 수도 있고, 틀린 일일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제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이어 지난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경기 당시 게릿 콜에게 300탈삼진을 허용했던 순간에 대해 말했다. "우리도 같은 상황이었다. 그때 선수들에게 '콜을 상대로 정말 삼진을 잡기 힘들게 그를 이겨버리자'라고 말했지 '초구에 배트를 내라'고는 안했다"고 말했다.
유격수 엘비스 앤드루스도 상대 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문제가 된 것은 상대의 대처 방식이었다.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마치 리틀리그처럼 배트에 공을 맞추느라 정신없었다. 거기에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그아웃에서 웃기까지 했다. 그런 모습을 봤기에 나는 어렵지 않게 9회 수비에서 타구를 놓치라고 했다. 아마 상대가 제대로 싸웠다면 당연히 잡았을 것이다. 그리고 마이너가 어제 던지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든 기록을 세웠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2019시즌 텍사스 에이스 마이너는 이 경기로 14승 10패 평균자책점 3.59의 성적을 기록하며 2019시즌을 마쳤다. 200이닝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우드워드는 "아무리 삼진이 많아진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기록이라 생각한다"며 마이너의 200탈삼진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했다. 다음 시즌 마이너에 대한 기대치를 묻는 질문에는 "올해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를 원한다. 되풀이하기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시즌 막판 힘든 경기를 하면서 얻은 것이 있을 것이라 본다.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가려면 좋은 팀들을 상대해야하는데 그들을 어떻게 멈춰세우고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텍사스는 콜비 알라드, 브록 버크, 조 팔럼보 등 젊은 좌완 선발들이 성장중이다. 우드워드는 이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마이너는 여러 젊은 좌완 투수들의 리더이다. 그들이 마이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에이스의 존재감에 대해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