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안우진(20)은 키움의 가을야구 회심의 카드다. 그렇지만 3개월 동안 2경기(1⅓이닝)에서 30개의 공만 던진 투수다. 포스트시즌이 곧 시작하는데 괜찮을지 우려도 있다.
5선발로 프로 2번째 시즌을 맞이한 안우진은 6월 29일 어깨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71일 뒤 돌아왔으나 예정보다 늦었다.
1군 복귀 후 두 차례 등판했다. 무실점(3실점 2자책)은 없었다. 8일 광주 KIA전에서는 1사 만루에서 장타를 맞았다. 오정환의 본 헤드 플레이로 그나마 실점을 최소화했다. 5일 뒤 고척 LG전에서는 유강남에게 결승 3점 홈런을 허용했다.
↑ 안우진은 3개월 동안 30개 공만 던졌다. 실전 감각이 부족한 편이다. 포스트시즌이 곧 시작하는데 괜찮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깔끔한 투구 내용이 아니었다. 실전 감각 문제 때문일까. 안우진은 “타석에 타자를 두고 공을 던진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감각이 떨어진 부분이 없지 않았다”라며 “계속 공을 던지다 보면 나아질 것 같다. 이제 2번밖에 등판하지 않았다. 캐치볼을 할 때 변화구를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안우진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기회는 많지 않다. 키움은 10개 팀 중 잔여 경기 수가 가장 적다. 3경기만 남았다.
안우진이 다 뛴다는 보장도 없다. 안우진은 14일 수원 kt전, 16일 잠실 두산전, 17일 대전 한화전, 20일 문학 SK전에 모두 결장했다.
안우진이 복귀 후 성적이 좋지 않으나 장정석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돌아온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며 1년 전처럼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카드로 활용할 의사를 피력했다.
실전 감각 저하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장 감독은 “실전 감각이 떨어지면 제구가 아예 안 된다. 안우진의 공이 그 정도는 아니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안우진은 복귀 후 스트라이크 비율이 66.7%였다. 스트라이크존 판정 운이 안 따르기도 했다.
제구 불안 혹은 구위 저하보다 수 싸움의 패배다. 안우진은 “LG전 피홈런의 경우, 수 싸움을 잘못했다. 유강남 선배가 변화구를 잘 치는 타자라는 걸 몰랐다. 위기 상황에서 속구로 승부를 펼치기 어렵다고 판단해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배트가 나가다가 맞았다. 외야 플라이라고 생각했는데 홈런이 됐다. 이후 훈련 때 슬라이더를 많이 신경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안우진을 ‘관리’하고 있다. 연투하지 않는다. 그리고 당장 부담스러운 상황에 투입하지 않는다. 조금 여유가 있을 때 등판시킨다는 계획이다.
키움의 최근 4경기는 모두 박빙이었다. 치열한 상위권 싸움을 벌이는 키움은 1승이 귀해 승리조를 먼저 투입했다. 안우진 카드를 꺼내기 어려운 이유였다.
지금은 포스트시즌까지 건강한 안우진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게 우선이다. 안우진도 “내가 좀 많이 예민하고 조심스러웠다. 1·2군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이 도와줘 그래도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 지금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감사하다”라며 “다 나았다. 괜찮은데 조금 부담이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증이 없어도 불안할 때가 있다. 예전처럼 편하게 공을 못 던지는데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고 밝혔다.
↑ 안우진이 8일 1군에 복귀한 후 키움은 8경기를 치렀다. 안우진의 등판은 2번이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좋아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안우진은 “결과가 안 좋은 건 준비 부족이다. 최대한 과정을 신경 쓰고 있다. 선배들에게도 많이 배우고 있다”라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좋았을 때 영상을 보며 투구 밸런스도 찾아야 한다. 내가 잘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안우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6경기 3승 15⅔이닝 18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1.15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상을 밟지 못했다. 키움은 SK와 플레이오프 접전 끝에 졌다. 지난해 미완에
안우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는데 정말 즐거웠다. 잘했을 때 기분이 짜릿했다. 지난해는 이미 끝났다. 새로운 시작이다. 의욕이 넘친다. 포스트시즌이 다가온 만큼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