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동형 기자
2019년 KIA타이거즈 외국인 농사는 흉년으로 판정이 났다.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29)가 스스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성적 부진의 최대 원인이 외국인 농사 흉작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KIA 측은 17일 광주 홈에서 열리는 NC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윌랜드가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등판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윌랜드가 빠지면서 남은 경기는 그동안 기회를 덜 받았던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윌랜드는 28경기에 등판해 165이닝 동안 8승 10패 평균자책점 4.75의 성적을 거뒀다. 남은 경기 공을 던지지 않기로 결정되면서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가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됐다. 당시 7이닝 5실점(3자책)으로 시즌 10패째를 당했다.
↑ KIA는 올 시즌 윌랜드, 터너, 해즐베이커(왼쪽부터)로 시즌을 시작했다. 세 선수 모두 아쉬움을 남기며 올 시즌 타이거즈 외인농사는 실패로 끝나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건 대체 외국인타자로 입단한 터커가 적응을 마치고 쭉 활약했다는 점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사실, 시작부터 꼬인 타이거즈 외인농사다. 지난 2년간 활약했던 로저 버나디나(35)의 뒤를 이어 영입된 제레미 해즐베이커(32)는 11경기만 치르고 일찌감치 방출 통보를 받았다. 2군에 내려가서도 18경기에서 타율 0.238 2홈런 6타점 3도루로 타격감을 찾지 못하자 KIA 구단은 교체 결단을 내렸다. 중견수 수비 문제와 함께 11경기에서 18삼진을 당하는 등 헛스윙이 많아 외국인타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해즐베이커가 올 시즌 기록한 성적은 타율 0.146(41타수 6안타) 2홈런 14타점 1도루 출루율 0.239 장타율 0.341 OPS 0.580이다. 출루할 일이 별로 없으니, 강점으로 알려진 빠른 발을 보여줄 기회도 없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제이콥 터너(28)도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속구를 가지고 있으나 결정구가 없어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삼성, 한화, 키움에게는 강했지만, LG, NC에게 매우 약했다. 터너는 올 시즌 27경기에 나서 148⅓이닝 7승 12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했다.
사실 뽑은 외국인선수가 부진했던 것도 문제였지만, 구단이 교체시기를 놓친 것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윌랜드와 터너가 중간에 몇 번 반등을 하면서 고민을 안길 때도 있었지만,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교체가 필요했다. 이는 김기태 전 감독이 성적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면서 KIA 구단에서도 올 시즌 성적보다는 다음 시즌을 생각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해즐베이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KIA에 입단한 프레스턴 터커(29)가 초반 부진을 딛고 적응을 마쳤다는 점이다. 올 시즌 KIA 외국인선수 농사에서 유일한 수확이라고 볼 수 있다. 터커는 최근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올 시즌 부진했던 KIA 타선에서 제역할을 다하며 복덩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터커는 올 시즌 88경기에서 타율 0.306(337타수 103안타) 8홈런 47타점 출루율 0.375 장타율 0.466 OPS 0.841을 기록 중이다.
프로야구에서 외국인선수 농사는 한 해 팀 성적을 좌우한다. KIA도 2017년에 3명의 외국인선수(버나디나, 헥터 노에시, 팻딘)가 한국시리즈까지 활약하며 우승을 일군 경험이 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18일 현재 1~3위를 달리고 있는 SK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는 올해 3명의 외국인선수가 역할을
2020시즌은 올 시즌의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 2020시즌 호랑이 군단은 어떤 외국인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sportska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