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복이 많은 거죠.”
김태형(52) 두산 감독은 페르난데스(31)에게 고마움이 크다. 외국인타자의 성공은 복권과 같다. 지난해는 두 번이나 ‘꽝’이었으나 올해는 ‘대박’을 쳤다.
두산의 팀 타율은 12일 현재 0.275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공인구로 바뀐 영향이 있다고 해도 지난해보다 0.034가 떨어졌다. 리그 평균 타율(0.286→0.268)보다 낙폭이 더 크다. 리그 타율 1위였던 팀은 세 계단이 하락했다.
![]() |
↑ 두산 페르난데스는 12일 현재 타율(0.345) 및 안타(176) 2위, 출루율(0.408)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전반적으로 개인 타율이 하락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최우수선수 김재환(31)의 부진이다. 김재환은 타율(0.334→0.284), 홈런(44→14), 타점(133→87), 장타율(0.657→0.441)이 크게 떨어졌다.
그렇다고 두산의 펀치가 약한 건 아니다. 페르난데스가 버티고 있다. 타율(0.345) 및 안타(176) 2위, 출루율(0.408)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결승타는 12개로 팀 내 최다 1위다. 지금은 4번타자로 중심을 잡고 있다.
특히 두산은 시즌 초반 득점력 빈곤에 애를 먹었다. 마운드로 이겨내야 했다. 1점 차 승부가 많았으나 승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4월(21승 11패)까지 선두 SK와 승차 없는 2위였다. 페르난데스는 이 기간 타율 0.392 7홈런 30타점으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다.
김 감독은 “지금 우리가 이렇게 (상위권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건 시즌 초반 어려운 가운데 잘 해줬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지탱할 수 있었다”라며 “사실 외국인타자는 외국인투수와 조금 다르다. 진짜 (실력보다) 적응에 달렸다. 그 점에서 (난) 복이 많다는 거지”라며 웃었다.
페르난데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전 느꼈듯 ‘급이 다른’ 선수다. 상황에 맞게 타격한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연습할 때 찾고 보완하려고 한다. 시즌 내내 활약이 꾸준하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페르난데스는 이정후(21·키움)와 안타 부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정후가 185개로 페르난데스보다 9개가
김 감독도 전폭적으로 페르난데스를 밀어주겠다고 했다. 다만 이정후의 타격감이 절정이다. 이정후의 9월 타율은 0.594다. 안타 19개를 몰아쳤다. 김 감독은 “이정후가 요즘 너무 잘 쳐”라며 토로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