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악의 전반전이었다.” 낙승은 없었다. 세계랭킹 94위를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표현대로 친선경기였기에 다행이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나사 빠진 대표팀에게 필요했던 따끔한 예방주사였다.
한국이 5일(현지시간) 조지아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후반 40분 황의조(지롱댕 보르도)가 승부를 뒤집었으나 4분 뒤 집중력 부족으로 동점골을 허용했다.
↑ 한국은 5일(현지시간) 조지아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90분 내내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유럽에서 갖는 첫 A매치였다. 유럽 팀과도 처음으로 맞붙었다. 벤투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전을 닷새 남겨두고 과감하게 실험을 했으나 만족도는 낮았다.
조지아는 유럽의 강호가 아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예선 D조에서 1승 3패 4득점 8실점을 기록했다. 1승도 UEFA 최약체 지브롤터(198위)에게 거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조지아에게 끌려갔다. 플랜B, 플랜C를 테스트했다고 해도 너무 일방적이었다. 압박, 빌드업 등 제대로 된 게 없었다. 패스 미스도 잦았다. 기동력까지 잃었다. 수세에 몰렸다. 전반 40분 실점도 실수에서 비롯됐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토록 궁지에 몰린 적은 없었다. 벤투 감독도 ‘최악의 전반전’이라고 불평했다.
세 번째 스리백(3-Back) 점검도 불합격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전(0-0 무) 및 호주전(1-0 승)에서도 스리백을 가동했으나 조직력이 떨어졌다. 조지아전은 더 심각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의조, 정우영(알 사드), 김영권(감바 오사카)를 투입하면서 공격 전개가 나아졌지만 수비는 90분 내내 불안했다. 조지아 공격진의 결정력이 좋았다면 대량 실점의 수모를 당할 수 있었다.
벤투호는 17경기에서 1패만 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탈락 후 상승 곡선도 그렸다. 1-1로 비겼던 이란전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달콤한 환상을 깬 조지아전이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현주소가 드러났다.
손흥민도 “약체라고 생각할 팀은 없다. 우리가 약체다”라며 쓴소리를 했다. 누구 하나 웃을 수 없었다.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정신이 번쩍 들었을 태극전사다. 한 번 발을 삐끗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월드컵 예선이다. 특히 최근 두 번(2014·2018)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원정경기마다 고전했던 점을 고려하면, ‘비상등’을 켜야 할지도 모른다.
바뀌어야 한다. 벤투 감독은 투르크
분위기 반전을 위한 자극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카타르로 가는 길을 만들어가기 위해 조지아는 큰 도우미 역할을 해줬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