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롯데가 6연패와 더불어 16년 만에 80패를 했다. 굴욕이다. 패배의 책임을 온전히 1명에게 전가할 수 없겠지만 2년차 한동희(20)는 고개를 푹 숙여야만 했다.
롯데는 4일 사직 삼성전에서 0-8로 졌다. 안타 9개와 볼넷 3개를 얻고도 1점도 못 뽑았다. 잔루만 12개였다. 급격한 추락이다. 8월 16일 사직 한화전 이후 17경기를 치러 단 2승(1무 14패)에 그쳤다.
그리고 127경기를 치러 80번이나 졌다. 2003년(91패) 이후 16년 만에 80패다. 2015년 10구단 체제 후 kt(4회), 삼성, 한화, NC(이상 1회) 등 4개 팀만 기록했다. 롯데는 2016년의 78패가 10구단 체제의 최다 패였다.
↑ 롯데 한동희의 두 번째 시즌은 더 혹독하다. 사진=옥영화 기자 |
1선발 레일리는 5⅓이닝 9피안타 3볼넷 6실점(4자책)으로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 엉뚱한 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삼성은 3회와 5회 2사 이후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강민호가 중심이 된 삼성 타선의 집중력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거꾸로 롯데의 허술한 ‘핫코너’에 대한 쓴소리가 불가피하다.
레일리는 3회와 5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은 뒤 허술한 수비 때문에 울어야 했다. 3회 2사 김헌곤의 타구를 3루수 한동희가 포구하지 못했다. 기록은 안타였으나 미스 플레이였다. 레일리는 이후 4타자 연속 안타를 맞았다.
5회도 마찬가지였다. 2사 1,2루 김상수의 타구를 3루수 한동희가 또 놓쳤다. 곧바로 두 번째 투수 오현택은 박계범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았다. 실점을 최소화하며 끝낼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자멸이었다. 롯데는 수비 싸움에서 삼성에 완패했다.
문제는 한동희의 기나긴 부진이다. 지난해 신인 1차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한 한동희는 대형 내야수로 기대를 받았으나 부응하지 못했다.
올해는 더 부진이 심각하다. 양상문 전 감독의 ‘특별 관리’에도 성장 속도가 느렸다. 당근을 준 적도 있고 채찍으로 때린 적도 있지만 어떤 방도로도 한동희는 각성하지 못했다. 양 전 감독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감독이 바뀌고 단장이 바뀌어도 한동희는 바뀌지 않았다. 8월 20일 1군 복귀 후 타율은 0.171(41타수 7안타)에 그쳤다. 중심타선에 배치됐으나 2타점뿐이다.
이대호의 1군 말소 뒤 한동희의 타순은 더 올라갔다. 5번타자로 기용됐다가 4일 경기에는 4번타자로 뛰었다.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정작 주자가 있을 때(1·6회)는 침묵했다. 특히 6회 1사 만루에서는 김시현의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초라하
이날 경기는 성민규 신임 단장 취임 후 첫 경기였다. 성 단장은 ‘프로세스’를 강조하면서 롯데의 ‘리모델링’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를 확보해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롯데의 미래로 불렸던 한동희를 성 단장은 어떻게 지켜봤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