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카를로스 페게로(32·LG)가 KBO리그 8경기 만에 처음으로 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6번째 볼넷은 역전 드라마의 신호탄이었다.
페게로는 1일 프로야구 KBO리그 잠실 키움전에서 LG의 11-5 역전승을 이끌었다. 4번 1루수로 출전한 그는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0-0의 1회 2사 2루서 적시타를 때렸으며 1-1의 3회 1사 만루에서도 추가 타점을 올렸다. 이전 7경기까지 페게로의 득점권 타율은 0.000이었다.
↑ LG 페게로는 1일 잠실 키움전에서 KBO리그 첫 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LG의 11-5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LG는 3-5의 7회 선두타자 이천웅이 2루타를 쳤으나 오지환(삼진)과 김현수(중견수 뜬공)가 잇달아 아웃됐다. 사흘 연속 키움 불펜을 무너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페게로가 그 벽에 균열을 만들었다. 페게로의 볼넷 출루 후 김상수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채은성, 박용택의 연속 안타로 5-5 동점이 됐다. 뒤이어 김민성과 이성우의 2루타까지 터지면서 빅이닝이 됐다. LG는 8회에도 3점을 추가하며 대승을 거뒀다.
페게로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KBO리그 첫 타점을 올려 기분이 좋다. 특히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더 기쁘다. 7회 내 볼넷 이후 동료들이 연속 안타를 쳐 대량 득점을 했다. 모두에게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페게로는 큰 기대를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으나 ‘화끈한’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한국 땅을 밟은 지 한 달도 안 됐다. 아직 다 보여준 게 아니다. 그는 낯선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다.
페게로는 “KBO리그 투수들이 내게 어떤 공을 던지는지 분석하고 있다. 몇 경기 동안 안타를 치려고 ‘히트’에 집중했다. 서서히 타구도 멀리 나가기 시작한다. 장타에 대해 스트레스를 갖지 않는다. 노력하고 있는 만큼 잘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페게로는 LG에서 1루수를 맡고 있다. 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불안할 때가 있다. 7월 31일 경기에서는 실책 2개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페게로는 이에 대해 “어제 내 실책으로 팀 승리를 놓친 게 마음에 계속 걸렸다. 그래도 다음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이렇게 (실책 없이) 승리를 이끌었다”라며 기뻐했다.
류중일 감독은 페게로를 1루수로 중용할 의사를 피력했다. 페게로도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했다.
페게로는 “일찍 야구장에 나가 1루수 수비 연습을 하고 다. 잘하려면 그렇게 계속 준비하는 방법밖에 없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