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지난 등판에서 11승을 거둔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이 이번에는 대륙을 건넌다. 55승 47패로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2위, 와일드카드 1위를 달리고 있는 워싱턴 내셔널스가 그 주인공이다. 앞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때 기억에서 자신감만 건져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LA다저스(류현진) vs 워싱턴 내셔널스(아니발 산체스), 내셔널스파크, 워싱턴DC
7월 27일 오전 8시 5분(현지시간 7월 26일 오후 7시 5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MASN(워싱턴)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 류현진은 지난 5월, 워싱턴을 상대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답지 않았던 3볼넷
직전 등판은 그답지 못했다. 20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경기에서 7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상당히 잘한 것인데, 내용은 매끄럽지 못했다. 사구 1개와 볼넷 3개를 기록했다. 2회에는 해롤드 라미레즈, 세자르 푸엘로 두 명의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한 이닝에 볼넷 두 개가 나온 것도, 사구와 볼넷이 동시에 나온 것도 이번 시즌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그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던진 것에 비해 만족할만한 성적"이라고 자평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평소에 봤던 커맨드는 아니었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상대를 1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승리투수가 됐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아웃을 잡아야 할 때 잡았고, 좋은 공을 던져야 할 때 던졌다. 후반으로 갈수록 공이 더 좋아졌는데 그가 정상급 투수라는 증거"라며 에이스의 '위기 관리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연패 후 원정 6연전
다저스는 여전히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서 외로운 선두 질주를 하고 있다.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무서운 페이스로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아직은 '강 건너 불구경'인 상태. 그래서일까? 최근 경기는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마이애미와 3연전을 스윕했지만, 이후 이어진 LA에인절스와의 프리웨이 시리즈 2연전을 모두 내줬다. 다저스가 에인절스에게 시즌 스윕을 당한 것은 프리웨이시리즈가 시작된 199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 다저스는 에인절스를 상대로 스윕을 당한 뒤 동부 원정에 올랐다. 사진=ⓒAFPBBNews = News1 |
다저스 타선은 에인절스와 홈 2연전에서 63타수 14안타(타율 0.222)를 기록하며 6점을 뽑았다. 두 경기 연속 에인절스에 한 점 차 패배를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하루 휴식이 분위기 정비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는 미지수다.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키케 에르난데스의 손 상태도 걱정이다. 25일 선발 투수였던 로스 스트리플링은 목에 이상을 느껴 5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런데 중계화면에서는 어깨 앞쪽을 만지는 장면이 목격됐다.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류현진은 워싱턴을 상대로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35(26 2/3이닝 4자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피홈런 1개 볼넷 6개 탈삼진 26개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 0.713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지난 5월 13일 홈경기에서는 8이닝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가장 잘던진 5월에 있었던 일이다. 7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대기록에 도전했지만, 8회초 헤라르도 파라에게 좌중간 가르는 인정 2루타를 허용하며 아쉽게 실패했다. 대신에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챙겼다.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셔널스파크에서 마지막으로 있었던 등판에서는 안좋은 기억도 남겼다. 2017년 9월 18일 경기에서는 5회말 상대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결국 2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4 2/3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패없이 마쳤다. 당시 팀의 5선발로서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그였다. 이날 등판은 팀에 대한 그의 신뢰 수준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결국 그는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했다.
그때와 다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상대 워싱턴은 지난 5월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라는 것이다. 5월 24일까지 19승 31패에 머물렀던 워싱턴은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4연전에서 3승 1패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 경기전까지 36승 16패의 놀라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워싱턴 타선은 0.809의 팀 OPS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에서 그들보다 더 좋은 공격력을 보여준 팀은 다저스(0.840)밖에 없다. 앞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4연전도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 첫 경기에서는 7회 한 이닝에만 8점을 뽑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11-1로 이겼고, 25일에는 더블헤더 두 경기를 1점차, 2점차로 이겼다. 26일 경기는 마무리 페르난도 로드니가 불을 지르며 7-8로 졌지만,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다.
↑ 워싱턴에서 경계해야 할 타자들인 파라(왼쪽 두 번째), 렌돈(세 번째), 도지어(네 번째). 사진=ⓒAFPBBNews = News1 |
이번 시즌 타율 0.315 OPS 1.07의 성적을 기록중인 앤소니 렌돈은 가장 조심해야 할 타자다. 전날 경기에서도 동점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류현진이 이날 상대할 워싱턴 타자 중 유일하게 홈런을 허용했던 경험이 있는 타자다. 렌돈은 좌완을 상대로도 타율 0.321 OPS 1.079 6홈런 16타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옛 동료들인 하위 켄드릭(타율 0.355 OPS 0.980), 브라이언 도지어(0.325 OPS 1.026)도 좌완에 강하다. 지난 대결에서 완벽하게 압도했던 후안 소토도 좌완을 상대로 5개의 홈런을 뺏은 경험이 있다.
※ 류현진 vs 워싱턴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맷 애덤스 4타수 1피안타 1탈삼진
브라이언 도지어 5타수 무피안타 1볼넷 4탈삼진
애덤 이튼 4타수 무피안타
얀 곰스 3타수 1피안타 1탈삼진
하위 켄드릭 11타수 2피안타 2탈삼진
헤라르도 파라 23타수 6피안타 4탈삼진
앤소니 렌돈 8타수 2피안타 1피홈런 1타점 1탈삼진
후안 소토 3타수 무피안타 3탈삼진
커트 스즈키 3타수 무피안타 1탈삼진
트레이 터너 9타수 2피안타 1볼넷
노장은 살아있다
상대 선발 아니발 산체스는 1984년생 노장이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구종을 통해 생존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선수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이번 시즌 포심 패스트볼(24.52%) 커터(28.41%) 체인지업(26.44%) 싱커(9.93%) 커브(6.16%) 슬라이더(4.55%)를 구사하고 있다.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90.52마일을 기록중이다. 던지는 손은 다르나 스타일은 류현진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 산체스는 노장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에게 다저스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난 5월 11일 원정경기에서 4 1/3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후 10경기에서 6승 무패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