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9시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비상시국’이다. 사상 초유의 감독·단장 동반 퇴진 속에 감독대행 자리에 오른 공필성 수석코치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지난 19일 롯데는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성적부진으로 동반퇴진했다. 전반기 94경기를 치르며 34승 2무 58패, 승률 0.370로 최하위(10위)에 그치자, 현장과 프런트의 수장들이 모두 옷을 벗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전반기가 끝난 뒤 하루 뒤인 올스타 브레이크 시점이었다.
올 시즌 롯데는 유독 시끄럽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계약 기간이 2년 남아있던 조원우 감독을 경질하고 양상문 감독을 영입했다. 과거 롯데 사령탑 재임 시절부터 LG트윈스 감독과 단장, 해설위원을 거친 풍부한 경험을 높이 샀다.
↑ 2019 프로야구 KBO리그 올스타전이 21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공필성 롯데 감독대행이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그러나 감독과 단장이 같이 물러났다고 해서 롯데의 성적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 현장과 프런트의 컨트롤타워가 하루 아침에 사라졌으니 어수선할 만하다. 말 그대로 ‘비상시국’이다.
롯데는 일단 잔여시즌을 공필성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치르기로 했다. 신임단장 선임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제 컨트롤 타워를 상실한 롯데에서 스포트라이트는 공필성 감독대행에게 쏟아지고 있다. 공 대행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21일 창원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첫 공식일정을 시작한 공 대행은 취재진과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했다. 자신에게 쏠린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또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공 대행은 2014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친정으로 복귀했다. 2014년 CCTV 사찰 파문 당시 팀 수습을 위해 프런트에서 당시 수비코치였던 공 대행을 감독으로 임명하려고 했고 이에 선수단이 반대성명서를 내고 집단 항명한 전례가 있었고, 당시 공 대행은 처음으로 롯데 유니폼을 벗었다.
1990년 경성대를 졸업하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공필성 대행은 현역 은퇴 후 코치까지 롯데에서만 몸담은 프랜차이즈다. 현역 시절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타석에서 공을 맞고서라도 출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 ‘근성’의 아이콘이었다. 롯데에 대한 애정은 따라갈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도 공 대행에 대한 팬들의 시선이 싸늘하기만 하다.
공 대행은 50경기의 지휘봉이 주어졌다. 50경기를 치르려면 두 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사령탑으로서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시간이다. 일단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게 급선무다. 2000년 초중반, 롯데의 암흑기가 길어진 요인으로 패배의식을 꼽는 이들이 많다. 선수들이 ‘할 수 있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미래도 도모해볼 수 있는 일이다. 단순히 근성만을 앞세우는 것과는 다른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또 프런트의 적극적인 협조도 필요하다. 롯데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은 “단장도 책임져야 하지만,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입을 모은다. 공필성 대행이 현장을 이끌어가야 하지만, 그 짐을 혼자 떠 앉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에 대해서 프런트의 반성도 수반돼야 한다.
공필성 대행에 대한 향후 거취가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대행이라는 위치는 잘해야 본전이다. 물론 대행 기간을 무난하게 보내고 정식 감독으로 오른 사례도 많다. 물론 공 대행을 둘
그래도 공필성 대행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당장 26일 사직 SK와이번스전부터 임기가 시작이다. 어쨌든 비상시국인 롯데의 남은 50경기에서 공 대행의 리더십은 중요하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